연이와 연이네 할머니의 비밀상자

비밀상자 ㅣ 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 3
김인자 글, 김보라 그림, 김현 음악 / 글로연 / 2012년 10월

"할머니, 할머니는 누구 편이야?" 

...

"그러엄. 이 할미는 무조건 우리 연이 편이지.암만, 그렇고 말고."

물어보는 연이와 대답하는  할머니, 연이네 가족입니다.

둘이서 사는 연이와 할머니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줍니다.   비밀상자에 할머니께 드릴 선물이 들어있지만, 그리고 연이도 그 선물을 드리고 싶지만 혹시나 할머니가 어디 갈까 걱정스러운 연이는, 결국 초록색 비밀상자 속 선물을 드리지 못한답니다.

계란 옷을 입은 분홍색 소시지를 해주는 연이네 할머니에게서  예전 젊었던 울 할머니 모습이 보이네요.  할머니댁에 놀러갈 때마다 언제고 자신있게 먹어보라고 주시던 소시지, 그리고 맛있게 먹던 연이같던 제가 생각나네요. 지금도 가끔 마트에서 소시지를 볼 때면 할머니의 웃음이 생각나곤 합니다. 아마 할머니에겐 손녀가 오면 주려고 장만해놨던 소시지가 보여주던 최고의 사랑이고, 그 때 그 아이에겐 소시지가 할머니 사랑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렇게 따뜻하게 웃는 할머니이고 언제나 연이곁을 떠나지 않을꺼라는 걸 알면서도 선물을 선뜻 내밀지 못하는 건, 그래도 불안때문일겁니다. 빨래걷고, 할머니 고무신 걷으러 간 옥상에서 보이는 깜깜한 연이의 뒷모습은 연이의 마음이기도 할 테니까요.

그래도 다행인건 작은 새가 언제나 연이곁에 있다는겁니다. 아이들과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새를 찾아보며 그것이 연이의 행복일지도 모른다고, 한장 한장 찾아보자고 얘기하고 있답니다.

'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시리즈중 3편인 '비밀상자'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을 써 내려간 것이라고 합니다. 작가가 읽어주는 cd도 있어서 아이들과 같이 읽기도, 듣기도 하면서 맨 뒷장 나무의 이쁜 꽃처럼 연이와 할머니께도 좋은 일이 있었으면 하는 우리의 바램을 실을 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