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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의 범죄 - 미야베 미유키 단편집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장세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10월
평점 :
"집이 필요해, 집이 필요해.."주택 정보지에 나온 매물중에서 살 곳을 찾아야하는 중에 들리는 듯하다는 소리, 어설픈 괴담보다 훨씬 무섭다는데.. 이렇게 어렵게 구한 옆집에 낮이고 밤이고 짖어대는 개가 있다면, 더군다나 예의를 지키며 미안해 할 이웃을 생각해 강아지 짖는 소리가 피해가 되고 있음을 정중히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해보지만 "개인의 자유"라는 똑부러진 대답만 돌아오게 된다면, 나라도 개주인에 대한 멋진 복수를 꿈꾸고 싶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첫 단편집이라는 "우리 이웃의 범죄"는 이렇게 시작하게된다.
그 개를 훔쳐다 더 멋진 주인에게 주자는 계획을 짜면서 두근거리는 삼촌과 조카들의 이웃의 눈을 속이기 위한 완전범죄는 생각지도 못한 더 큰 범죄로 이어지게 된다.지금은 유명해진 미미여사의 1990년 데뷔작이라는 "우리 이웃의 범죄"에는 5개의 단편으로 이렇게 시작된 범죄부터 아이의 아버지를 찾아 온 묘령의 여인,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교감선생님과 아이들을 자신들의 계획에 맞추고 싶어하는 젊은 선생님들의 충돌속에서 아이들이 숨겨놓은 재미있는 진실과 트릭을 찾아내게 되는 '선인장 꽃', 이걸 보면서는 가끔 선생님께서 너무 하신거 아니야라는 말을 쉽게 하거나 학교에 무작정 기대를 보이는 학부모인 나에게도 아이들을 생각하는 교감선생님과 그런 선생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마지막 선물을 준비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져 아이들을 위한게 어떤 건가 라는 생각을 잠깐 하게되기도 한다.
미미여사는 인터뷰에서 "저는 큰 사회 구조에서부터 작품을 구상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게 생활하는 개인이 느끼는 아주 작은 부분에 집중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등장 인물들이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맞이 할 기회를 얻죠. 역시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을 법한 소재에 '이렇게 되면 정말 좋겠다.'라는 바람을 담은 작품입니다." 라는 말을 해주고 있다. 마지막 '기분은 자살 지망'에서는 욕심많은 오너를 살짝 비틀며 퇴직을 바라는 소시민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되게 된다.그것도 이렇게 되면 정말 좋겠다 싶게~~ 어쩌면 요즘도 많이 볼수도, 들을 수도 있는 이야기인지라 예전 비틀림에도 시원함을 느끼게된다.
추리 소설의 단편이라도 마지막에 왠지 음울한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도 있지만 미미 여사의 단편은 역시나 있을 법한 사건, 그 안에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할만한 이야기들로 사건은 역시나 인간들의 욕심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알려주고 있지않나 한다. 미미 여사가 처음엔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구나 싶어 반가워지고, 그래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우리 이웃의 범죄", 다음엔 어떤 이야기가 나오게 될지 언제나 궁금하게 만드는 미미여사의 초기작 중 하나를 이제야 만났다는 생각때문인지 살짝 젊은 미미여사가 느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