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형사 첫번째 사건이야기

졸업 - 설월화雪月花 살인 게임 ㅣ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지금은 멋진 민완 형사의 의젖함을 가지고 있는 가가형사의 대학생 시절, 그리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그의 사랑 이야기가 나오면서 마치 알았던 친척 오빠의 예전 과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타임머신  1회 사용권을 쓴  기분이 들게된다. '내가 그를 죽였다','붉은 손가락','악의' 등에서  사건에 관계된 이들이 내뱉는 지나가는 말 한마디를 그냥 넘김이 없으면서도, 사건 주변에 놓여있는 이들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는 멋진 모습의 그라고만 생각했기에, 형사가 되고 맡은 처음 사건부터 아주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풀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누구에게나처럼 있었을 젊은 날의 고민, 그리고 사랑이 있었다는게, 그리고 그 마음을 상대가 놀랄만큼 아무렇지도 않게 불쑥 말하면서도, 언제고 기다릴수 있고 쉽게 변하지 않는  뚝심있는 마음을 보여주기에    지금의  '난 홀로 고독을 선택했소.' 라 여겨지는 모습과는 달라 보여, 형사 시리즈 주인공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 싶을만큼 반가워지게된다.

그가 경찰, 그리고 교사라는 직업 가운데서 고민을 했었고 졸업 무렵에는 교사쪽으로 기울어진 결정을 했었다는데, 그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지켜주고 싶은 여자,사토코가 있었다. 그런 그녀와 친구들,나미카,도도,쇼코,와코,하나에, 그리고 그들의 은사이신 미나미사와.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가지고 맺어진 우정, 그런 세월을 보내고 나니 생긴 사랑이라 여겼던 그들 사이는 대학 졸업을 얼마 남겨놓지않은 때, 의문스런 쇼코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깨어지기 시작한다.

자살이라 하기엔 의문스런 점들이 남아있는 그녀의 죽음을 직접 조사해가던 친구들은 다시 찾아 온 의문의 죽음으로 그들 사이가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게된다. '너 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니?"라고 물어본다면 알고 있다 생각했지만 막상 어제 그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말해보라하면 이유를 알 수 없는 그런 친구였다거나 내 것 먼저 챙기는 연인이였음을 알게되고 그 사건 해결에 가가가 친구로서, 그리고 사건을 대하는 아마추어 탐정으로 조사해가며 믿었다, 그리고 알고 있다라는 부분이 얼마나 눈에만  보이는 것이었는지를  같이 사건에 참여하는 사토코와  우리에게 보여주게 된다.

중요한 추리의 시작을 해가는 가가, 역시 그는 범인에 가깝게 다가가면서도 우선은 그런 일이 얼아나게 된 원인, 그리고 그런 사건 중간에 놓인 사토코를 위하는 마음을  무덤덤하게 보여가며 그가 경찰이라서 싫어했던 아버지처럼 경찰에  들어서게 되는 첫번째 사건을 풀어가게된다. 물론 지금처럼 정확하게 사건의 앞 뒤 정황을 맞춰가는 건 아니지만, 역시나 가가답게 서두르지않고 그렇게 된 사건의 전체 흐름을 찾아가는 그에게서 오히려 서툴기에 더 반가운 가가형사의 등장을 반기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