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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사냥꾼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평점 :
미미여사에게 이런 책이 있었구나 싶어 집어들게 된 "쓸쓸한 사냥꾼"이다. 우연히 헌책방을 운영하게 된 할아버지와 장난기 가득한 '하나뿐인 불효막심한'손자가 풀어나가는 미스터리속에는 인생을 오래 산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F은 삶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있어 책을 덮고 난 후에도 미스터리였는지, 손자와 알콩 달콩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일상 이야기였는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손님이 내미는 금액만 보고도 무슨 책이 팔렸을 것이라 맞추는 할아버지의 놀라운 눈썰미는 그가 이 이야기에서 멋진 활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한다. 친구였던 예전 주인이 확보해 놓은 좋은 손님들과 즐거움을 주는 오락책만 취급한다는 경영 방침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서점엔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책과 얽히며 자신들이 겪게되는 이상한 일을 이와 할아버지와 의논하게된다.
"우연이란 무서운 것이죠."
"그래서 세상이 재미있는 거죠."(p.98)
라며 누군가의 망상에 가까운 상상으로 우연히 풀리게 된 교통사고 일을 인생의 철학처럼 정리해주거나 젊은 손자에게 누군가 다른 이를 미워하며 손을 대려는 짧은 생각은 사람이 살아가는 평생을 두고 고통받을 수 있는 잘못 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할아버지, 그리고 우연히 손에 들어 온 책을 주인에게 돌려주려고 고민하는 아가씨가 책에서 만난 구절에 강한 감동을 받아 생각자체가 바뀌게 되는 일, 사랑에 빠진 손주를 위해 "어차피 오른 열은 열이 나게 두는 편이 낫다. 세상사란 모두 일정한 수위를 넘어선 뒤가 아니면 수습할 수 없는 법이니까."(p.262)라는 좋은 말로 6편이나 되는 사건 중간 중간 사건 풀이를 하면서도 손주나 주변 이들에 대한 깊은 생각으로 세상을 오래, 그리고 바로 산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서두르지 않는 관대함, 그리고 기다림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이 있어서인지 인간의 잔인함을 다루는 사건속에 그 사건들을 인간적으로 풀어가는 할아버지가 있어 세상일에는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아가사 크리스티에게 '미쓰 마플'이 있어 노장의 힘을 보여주었듯이, 미미여사에게는 다나베 서점을 운영하는 이와 할아버지가 노장의 멋진 힘을 보여주게된다.
"사람이란 어쨌든 진짜 자기 나이보다 애가 되거나 어른이 되거나 할 수는 없게 되어 있어요.나이를 먹으면 그만큼 늙는 겁니다. 어리면 아무리 까치발을 세워 키를 크게 보이려 해도 어린 상태인 거죠."(p.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