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죽음에 관하여 - 몽테뉴의 철학을 통해 배우는 삶의 가치 arte(아르테) 에쎄 시리즈 1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박효은 옮김, 정재찬 기획 / arte(아르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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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가 모국어라 여겨질 정도의 사람이자 이름에 "몽테뉴"가 들어간다면.. 그라면 어마어마한 지식과 함께 이루어놓은 성찰이 이미 충분할터이니 "삶과 저 너머"의 이야기가 뭐가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6세기가 주는 암울함이 있기에 그의 생각의 깊이는 저절로 더 깊어지지 않았을까, 그러기에 죽음마저도 한 구절 정도의 짧은 문장으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부제 "좋은 죽음에 관하여"라 이름붙여진 이 책은, 어떻게 살아가야 흐릿하기만 한 죽음을 조금이라도 더 볼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어리석은 자에의 삶에는 기쁨이 없고, 곡절이 많으며, 그저 미래만을 향하고 있다.(세네카)"-238

누구에게나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는게 맞구나 싶게 그에게도 많은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요. 사랑하는 이들의 연이은 죽음앞에서도 이제는 초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물론 누구나 알다시피 산다는 건 언젠가는 죽는다는 걸 의미한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너무 냉정하다 싶게 말입니다. 그는 왜 그럴수있는지를 알려주는데요. 행,불행이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기때문이라는 겁니다. 피곤한 삶을 사는 농부들보다 당연히 행복만 누렸을 귀족들이나 부자들이 죽음에 대해 더 공포를 가지는 이유나 세상을 정복하는 큰 일을 계획하는 알렉산더 대왕이 체스할 때 보다 더 진지할 수도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말이죠.


"인간은 우스운 존재이면서 자신의 그런 모습을 웃어넘길 수도 있는 존재이다."-115

쉽게 받아들일수도 있는 말이면서 한편으로는 무거운 말이다 싶은데요. 그가 온전하고 만족스럽게 삶의 즐거움을 껴안는다고 자부하지만, 그 즐거움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기에 있는 거라곤 바람뿐이라는 말은 내일의 준비때문에 오늘이 버겁다고 불평만 하는 나에게는 내가 왜 불평이 늘어만 가는지 알게해주기도 합니다.


"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말인가?"

그는 빈둥거림이나 아무 일도 하지 못했음을 자책하는 이들에게 그러면 어떠냐며 인간의 가장 명예로운 업적은 올바르게 사는 것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또 그러기위해 필요한 건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는 것이라는 것도요.그 시간 나나 주변 이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변화에서 안 보이던 것도 보게되고 알게되니, 삶과 죽음에서 오는 두려움이 덜할 거라는 겁니다. 읽어가며 지금을 가볍게 바라보는 눈이 왜 필요한지를 배우게 되는데요. 어떤 부분은 나와 비슷하게도 생각하는구나 싶기도 하지만 역시나 그가 오래도록 사상가, 철학가로 남은 것은 집중할 때 집중하고 얻을 건 얻고 버릴건 버렸기때문이구나 싶어집니다. 예전의 그에게서 지금의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배운거같은데요.


"그대가 그저 한 인간임을 인정하는 한, 그대는 신이다."- 246(플루타르코스)

살아가면서 필요한 '받아들임'과 '버림', 죽어가기 위해 필요한 '받아들임'과 '버림'이 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좋은 시간이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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