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 곁의 산 자들 - 매일 죽음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배운 생의 의미
헤일리 캠벨 지음, 서미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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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 곁의 산 자들"에서는 삶과 죽음을 나누는 길에 유족들의 슬픔외에도 보이지 않는 많은 이들의 손길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장의사, 해부 책임자, 데스마스크 조각가, 대참사 희생자 신원 확인자, 범죄 현장 청소부, 사형 집행인, 시신 방부처리사, 해부병리 전문가, 사산 전문 조산사, 무덤 파는 일꾼, 화장장 기사, 인체 냉동 보존 연구소 임직원까지.. 나온 이들 말고도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은데요. 이렇게 나눠져 저마다의 위치에서 묵묵하게 누군가를 보내는 일을 같이 하고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장례식에 간 게 한 두번이 아닐텐데 생각을 안했다는 건 죽음이라는 걸 멀리 하려한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죽음을 접하며 삶이 완전히 바뀐 순간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을거라는데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나 자신이 죽을뻔한 순간을 겪은 이라면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이라면 그 후 '삶을 좀 가볍게, 죽음을 더 가깝게' 정도를 마음에 품게 되었을 거 같기도 하구요.


양쪽 다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지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느닷없이 찾아오는 죽음으로 나만 알았으면 싶은 부분을 생판 남이 보게되고 내가 돌아보지 못한 내 삶의 흔적을 바라보는것 역시 낯선 이들이 한다는게 슬프지만 그게 죽음이라는 걸 실감하게 되니 말이죠.


유명하다는 의사를 오래 기다려 진료 본 적이 있었는데요. 심각한 정도도 아무렇지 않게 말해 '거의 냉혈한'정도의 성격을 가져야 의사가 되는걸까 한적이 있었는데 이야기를 보고 나니 약간이겠지만 이해는 하게 됩니다. 매번 타인의 삶과 죽음이라는 때로는 좁고 깊은 곳에, 그러다 점점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속에 자신을 휘둘리게 놔둘수는 없을테니까요.


각각의 일에서 남들이 정신세계를 오해할만큼 차갑게 일을 하는 이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들도 피해갈 수 없는 '아는 사람의 죽음이였지만 자신의 손으로 냉철하게 분석할수 밖에 없었다'라던가 아이들의 죽음이 라는 것 이야기에서는 마음이 더 아플수밖에 없더라구요.


"그래도 이런 경험 덕분에 분명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을 겁니다. .. 저는 이런 경험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봅니다. ..스스로 더 나은 자신이 된다는 의미지요."-357

죽음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죽음으로 시작되는 것들의 이야기가 죽은 자 곁에는 산 자가, 산 자 곁에는 죽은 자가 있음을 잊지 말라 하는데요. 그래서 죽음은 무겁기만 한 것도 아니고 각자 생각해두어야할 부분도 있다는 걸 짚어주기에 그래서 내가 나를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생각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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