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의 주역공부 - 다산처럼 인생의 고비에서 역경을 뛰어넘는 힘
김동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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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을 읽었다."는 말을 하는 이들을 보면 어려운 걸 읽은 이들에 대한 부러움 반, 그들에게서 뭔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 반이 생기곤 하는데요. 그건 그만큼 평범한 이들이 주역을 읽고 해석해내는 건 어렵다는 생각이 있기때문일겁니다. 그런데, 역시나 다산 정약용은 비록 귀양살이에서부터였지만 주역을 손에서 놓지않고 읽었기에 어렸을때 마마에 걸려 달라진 눈썹 모양이나 정파 싸움에 밀려 '이제 괜찮아지나보다.'하면 떠나야했던 귀향길, 일찍도 헤어져야했던 가족들과의 만날수 없는 슬픔이라는 이해 안되는 인생이 준 큰 역경을 결국은 이해했던거 아닐까, 그렇기에 남긴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받아들여지는 거 아닐까 하는데요. 뭔가를 안다는 건 그만큼 나에게 든든한 의지가 될 수도 있겠다는 걸 다산의 이야기와 함께 나온 주역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살아갈 날들을 대비한다."-189

미래를 안다는 것을 믿지않으면서도 누군가 알려주겠다면 호기심을 보이게 되는 건 아마도 대비라는 측면에서 일텐데요. 그러면서도 주어진 운명에 거역할 수 없을거라는 생각도 할겁니다. 이런 우리에게 저자 김동완님도 말합니다. 사주팔자가 비슷하게 흘러가도 사람의 운명은 다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걸요.


주역의 54괘에도 나오지만 복일줄 알았던 것이 흉이되기도 하고 흉일줄 알았던 것이 복이 될수도 있다는 것도 보여주는데요. 인간이 아무리 용을 써도 자신의 뜻대로 일이 실현되는 확률은 높지않은데 그럴 때 초월한 존재, 하늘의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신앙적 의미로 생긴게 주역이라는 겁니다. 다산 역시 꿈에서 준괘가 복괘로 변했으니 잠시 하는 일은 길하나 오래 또는 크게 하는 일은 흉하다는 걸 알았으면서도 복괘로 인해 희망을 잃지 않은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좋지않다는 걸 모르는 게 더 나을수도 있지만 어설프게 알지 않는 이는 다가오는 길과 흉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확실히 알고 있기에 좌절보다는 더 지혜로운 받아들임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시대를 앞서 위국애민의 일관된 정신을 갖고 있었기도 하고 양반이라는 허울뿐인 굴레에 갇혀 형제나 가족에 대한 사랑 표현하기를 주저하지도 않았던 다산이기에 지금껏 그의 이름이 우리곁에 있는 걸텐데요. 어떤 자리에 가던 준비가 필요하고 그 어떤 자리를 떠나게 되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미리 알았던 그가 정치길에 오래 남았다면 그 다음 시대가 달랐을지도 몰랐겠다 싶기도 합니다.


'책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기가 꺾여 포기한 적이 없는데 오직 "주역"만은 바라보기만 해도 기가 꺾여 탐구하고자 하면서도 감히 손을 대지 못한 적이 여러 번 있었소'-285

시대를 넘어 지금의 우리에게도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할 삶의 자세를 주역이 알려준다 싶은데요. 우리가 제일 궁금하게 여기는 '제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누구에게나 성공하는 자기만의 자리가 있다.'는 답도 알려줍니다. 다만 본인의 선택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뿐이라는 것도요.


주역이란 하늘이 사람에게 주었다는 운명을 보다 자유롭고 조화롭게 받아들이는 인간에게는 영향을 덜 미칠 수 있다는 걸 시대를 넘어 알려주는 책 아닐까 싶은데요. 뭔가가 잘못되면 남탓을 마냥 하고픈 나같은 이라면 더 읽고 곰곰히 생각할게 많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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