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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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재미죠. 하키랑 비슷해요. 모두들 응원하는 팀이 있죠. 상대편이 우리 선수를 떠밀고, 우리 선수가 그들을 되받아치는 장면을 보면 짜릿하잖아요."-175

하키랑 비슷하다면 어떤 스프츠일까 궁금해지는데요. 이건 운동경기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말에 반응하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이 대목만으로도 진실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알게된다 싶은데요. '진실의 조건'은 철학적으로 진실이 뭔가라는 개념에서 지금은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의 행동방식이 변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인터넷 시대가 진실을 알기 너무 쉬운 세상으로 만들어줬다는 건 당연한일인데요. 그에 따른 반대급부도 만만치 않다는 걸 알게됩니다. 우리 시선을 끄는 유명인사들이 너무 많아지고 그 호불호에 따라 그들이 포장한 걸 한 번 사실로 믿기 시작하면 다음부터는 검증없이 무작정 따르기가 쉽다는 걸 생각해보면 말이죠. 정치인들의 비교 행동, 언사에 관한 일화가 많이 나와서인지 지금의 이해 안 되는 우리네 정치계 변신 또한 세계화 흐름을 따라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게 됩니다.


지식과 믿음이란 게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은데요. 그 지식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위해선 믿어야 한다는 겁니다. 흡연이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바꾸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이런 것처럼 지식의 확산을 위해선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주장을 사람들이 믿도록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그만큼이나 '인식적 불평등', 자신의 믿음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항상 의심받는 사람은 결국 실질적 이유가 없음에도 자신의 믿음을 의심하기 시작해 지식을 잃는다는 견해가 있다는 것에도 놀라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을 믿어주기를 바라는 사람은 검증 자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그토록이나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는지도 모르겠다 싶어서요. 하지만 믿음은 진실도 아니고 지식과도 같지않다는 걸 꼭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게 우리에게 필요한 사실, 그리고 지식의 추구방향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걸 받아들인 후에도 흔적을 남긴다는 '믿음 보존'이란 게 인간에게 있다니 더 말입니다.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주제에 대해 광범위하고 자신있게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헛소리를 할 위험이 있고, 그 상황에 처하는 게 주로 공직자들이라니.... 내가 출처 확실한 곳 여러곳에서 찾지않고 누군가의 말에만 의존해 참지식으로 가득한 세상을 꾸려나간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새삼스럽게 알려주는데요.


"상반된 입장에 선 사람들이 서로를 멀리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수록, 우리가 진실에 도달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149

그래서 진실을 찾아가는 구체적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를 더 알게하기도 하는데요. 진실이야말로 폭군이 독점할 수 없는 힘을 이루기에 그들이 두려워하고,그렇다면 누구나 두려워할테니 말이죠.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과정만 제대로 거쳐도 진실을 찾기는 쉬워진다는데 왜 그런 간단한 일들을 게을리하는지 나를 고민해봐야 하는 순간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지식의 사회적 속성은 한 사람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세계관을 가질 수 있음을 뜻한다."-159

지식의 사회성, 우리가 얼마나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였고 그만큼 필요한 시간아닐까 합니다. 적어도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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