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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낀 이야기 스페이드의 여왕 - 뿌쉬낀 명작 단편선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백준현 옮김 / 작가와비평 / 2022년 2월
평점 :
뿌쉬킨 명작이라길래 덥석 잡았는데 역시나 재미있습니다. 19세기 초 이야기지만 사람이란 건 다 같다는 걸 알 수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싶은데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삶에서 현명하지 못했기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지금과는 달라보이는,,, 너무도 다른 작가이자 유명인의 삶이란 어땠을지를 뒷부분의 짧게 나온 인생 이야기를 보면서도 상상해보게 됩니다.
그 당시에도 불법인 결투로 사망했다는데 그 이유가 가슴아프기만 합니다. 그의 이야기 "남겨둔 한 발"에서도 볼 수 있는 결투 장면이기에 피하려면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럴 생각은 없었나 봅니다. 이런 저런 소문에 치이는 게 싫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결투의 승자가 진실을 갖는다는 말도 안 되는 그 당시 풍조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남겨진 한 발'을 보면 카드 게임중 모욕을 당하고 누구나 당연히 결투가 벌어지겠구나 생각하고 있는 중에도 태연히 실비오는 결투를 신청하지 않는 담담함을 보이는데요. 지금이라면 태연자약한 그의 넒음을 칭송하겠지만 그 당시에는 역시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여겨지고 친구들과 거리를 강제적으로 두게 되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한 발을 남겨두었기에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큰 이유가 말이죠.
"고 이반 빼뜨로비치 벨낀의 이야기"에서의 "남겨진 한 발" 과 인연이란 돌고돌아도 결국 만나게 된다는 "눈보라",결국은 책임지지도 못할 말로 귀신을 불러들인 "장의사", 인생은 생각과는 다른 결론을 낸다는 걸 보여주고 섣불리 판단하는 자만 억울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는 "역참지기", 청춘의 사랑이란 언제도 좋다는 걸 보여주는 "귀족 아가씨-시골 처녀", 진정한 복수란 그가 가장 원할 때 생각지도 못할 때 하는게 진리라는 걸 보여주는 "스페이드의 여왕",그리고 뿌쉬낀, 그의 삶과 문학 이야기에도 눈이 갈 수 밖에 없는데요. 멈춰야 한다는 걸 알지만 멈출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을 짧은 이야기안에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 매력이다 싶습니다.단 하나 사람만을 바라보고 시작하는 사랑은 멈춰서는 안된다는 걸 지금봐도 로맨틱하게 보여주기도 하구요.
그 당시 낭만주의의 경직적 모델에서 벗어나려고 했다지만 그의 넘치는 감성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그렇게 낭만과 건조한 문장들 사이 사이 빈 틈에서 감정들을 채워가며 들리고 보이게 되는 그의 이야기, 오랜만의 고전이라 그런가요. 더 반가워지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