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어 서점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초엽 지음, 최인호 그림 / 마음산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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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해야 합니까?"-157

손에 버섯이 자라다 이제는 머리까지 점령당한 사람들이라니.. 당연히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현상이 이상하게 생각되고 그렇담 걱정될 거 같은데, 떼어주겠다는데도 그들은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러고보면 왜 안되는지 우리도 명확히 설명할 수가 없기는 하네요.그들이 불편함을 감수한다는데 말이죠.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님의 단편들이 모여있는 행성어서점은 이런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아픔을 참아가며 선인장을 끌어안을 수 밖에 없는 이의 "선인장 끌어안기"는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일까, 아니면 고통을 견디는 것이 사랑일까란 질문을 던지는데요. 고통이 사랑이라는 그의 답을 보면서 그럴지도.. 하게 됩니다. 아직도 사랑이 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넘치는 나의 애정만큼 돌아오지 않는 결과라는 건 어떤 이유에서건 누구에게나 아픔일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하지만 알면서도 선인장을 기꺼이 끌어안게 하는거 그것이 사랑이라면, 한번은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그 때야말로 내가 살아있다는 게 생생해질테니 말이죠.


읽을 수 없는 책을 사가는 이들과 해석할 수 없는 책을 어떻게든 나만의 방식으로 읽겠다는 이들도 있다는 "행성어 서점"은 통하지 않아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의 오묘한 관계,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 울리는 "애절한 사랑 노래는 그만"의 발라드에 관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같은 이야기, "오염구역"에서의 고통이 있어 제거해주길 바라냐는 말에 이것과 고통은 상관없으니 없애자는 건 아니라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이들 등 짧은 단편마다 내 생각대로 해석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볼 수 있는데요. 가볍게지만 내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인류를 구원하는 게 식물일수 있다는 이야기도 생각보다 흥미로웠지만 언젠가 이런 일이 진짜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은 이야기들 역시 재미있다 싶은데요. 어떤 것도 옳다, 그르다 기준을 둘 수가 없다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싶네요. 이 세상에도 못 봤던 것들, 이해 못 할 일들이 너무 많은데 그 다음 세상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건 너무 당연하다 싶으니 말이죠. 그러면서도 어느 시대건, 누구건 각자 나만의 세상이 있으니 너무 괴로워하거나 뒤돌아보지 말 것을 이야기하는 거 같기도 한데요. 이 또한 아무에게도 통하지 않는 나만의 읽기가 아닐까 싶긴랍니다만, 어쩌면 이런 것도 행성어서점에 놓아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슬쩍 웃음짓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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