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의 아이
시게마쓰 기요시 지음, 권일영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머더구스 가운데 월요일의 아이는 어여쁜 얼굴, 화요일의 아이는 기품이 가득,수요일의 아이는 슬픔이 가득,목요일의 아이는 멀리 떠나고, 금요일의 아이는 사랑스럽고 베풀 줄 걸까라는토요일의 아이는 일복이 많고, 일요일의 아이는 예쁘고, 밝고, 명랑하고,기운 넘치네...라는 요일에 관한 노래가 있다고 하는데요. 그 목요일의 아이가 죽을 거라는 쪽지와 함께 시작된 중학생 무차별 살육이 7년전에 발생하게 됩니다. 그 사건을 뉴스로 듣던 35살의 독신남자 나, 시미즈는 그 당시에는 인터뷰를 하던 이의 "남의 일 같지 않네요."라는 말을 반은 동정하고 반은 비웃으며 흘려버릴 수 있었는데요. 7년 후 그가 가나에와 결혼해 중학생 아들이 생기게 되자 같은 고민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시미즈는 학내 괴롭힘으로 상처받은 가나에 모자를 위로해주다 결혼을 결심하게 되고 먼 곳으로의 이사를 결심하는데요. 조용한 동네를 골랐건만 그 동네가 7년전 중학생 사건이 일어난 곳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 관할 중학교는 1군데라 하루히코도 그 곳에 배정받을 수 밖에 없구요. 학내 따돌림과 재혼가정, 중학생 아이와 부모, 친구들과의 갈등이 시작되겠구나 싶었는데 7년전 '목요일 아이' 범인 우에다가 출소했다는 소문과 함께 동네에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하며 시미즈는 하루히코가 보이는 것과 다른 아이라는 걸 점점 알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들 결심을 할 때 "모 아니면 도"중에서 고르라고 하는데요. 같은 일이 아이들, 그것도 마음속에 상처받은 아이들이 선택할 때는 얼마나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게 됩니다. 그라는 걸 알면 피할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에게는 거의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게 된 우에다는 그들만의 연락법으로 나이를 넘어 많은 이들에게 복수의 신쯤으로 여겨지게 되고 그의 흔적이 닿았던 곳에 다들 복수하고픈 이들의 이름을 남기는데요. 그게 남의 일이라면 이번에도 무시할 수 있었던 시미즈는 우에다 세력의 힘이 하루히코에게까지 닿는다는 걸 알자 내버려둘 수 없어 그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어떤 일이 생기든 상관없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논리란 통하지 않는다는 걸 보게 됩니다. 아니 원래 사람 사이를 통하게 하는 건 마음인데 그 마음을 닫아버린 이들에게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볼 수 없게 된다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인지를 알게 되는데요. 잔인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라는 고민도, 이미 큰 후에 만난 아이에게 조금씩 아버지로써의 마음이 되어가는 시미즈의 '부모라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기적 선택도, 십대라는 넓은 이해의 테두리안에서 우리가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건 극히 제한적인 것일 수 밖에 없다는 불안함도,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말로만 상처를 씻어줄 수는 없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도 사건을 따라가며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불안해서 알고 싶은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좋은 걸 보여주고, 알려주고 싶어 지켜보는 것이라는 말도 마음에 안 들겠지만 해주고 싶은데요. 가족이 생기며 자신의 아버지를 돌아보게 되었다는 시미즈의 마음이 하루히코에게 지금 당장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나중에는 그도 알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너희들 세상의 끝에는 항상 우리가 있을거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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