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를 읽은 남자
윌리엄 브리튼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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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읽은 남자"는 추리물을 좋아하는 이들은 이렇게 다르구나 싶은 이들이 모여있습니다. 추리물을 좋아하는지라 가끔은 이런 비슷한 일을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하긴 하는데요. 아쉽지만 사건을 못 만나 알 수가 없었다 싶었는데 사실 못 만난게 아니라 스쳐갔음에도 몰랐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집니다. 여기 나온 눈매 날카로운 이들을 보니 말이죠.


별 생각없이 집어든 존 딕슨 카의 "철조망 새장의 문제"를 집어든 순간 인생의 방향과 목적이 결정되었다는 에드거 골트의 구멍 난 완전범죄, 어딜가든 앨러리 퀸 전집을 들고 다니다 드디어 양로원에서 사건을 만나 해결까지 하게 된 아서 민디의 "엘러리 퀸을 읽은 남자", 에드거 앨런 포의 "아몬티야도의 술통"을 읽었더리면 발 집어넣기가 꺼려졌을 곳에 스스로 들어간 뻔뻔한 남자의 불러온 불운 "읽지 않은 남자", 괜히 분노하면 결국 일을 그르친다는 걸 보여주는 "랙스 스타우트를 읽은 여자", 에르퀼 푸아로를 만난 후 총명한 머리에 예리한 분석력까지 갖게 된 자크의 "애거사 크리스티를 읽은 소년", 스파이가 관련 된 암호문 역시 다르게 풀어낼 수 있는다는 걸 증명한 "아서 코난 도일을 읽은 남자", 그는 브라운 신부인가 아닌가 헷갈리게 할만큼 침착하게 사건을 풀어낸 "체스터턴을 읽은 남자", 책을 좋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응용도 한다는 걸 보여준 "대실 해밋을 읽은 남자", 매그레를 너무 사랑해 소년 시절의 이야기까지 궁금해하던 남자의 빛나는 눈썰미가 들어있는 "조르주 심농을 읽은 남자",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부럽다는 생각만 들게 하는 "존 크리시를 읽은 소녀", 숫자 다섯개를 찾아야 하는 게임에서 추리 모임 멤버들 코를 조용히 눌러버린 건 엉뚱한 이라는 "아이작 아시모프를 읽은 남자들", 그리고 알면 알수록 매력넘치는 스트랭씨 이야기가 들어있는데요.


짧은 단편들이지만 재치가 느껴져서인지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역시나 추리소설을 제대로 읽는 이들에게는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도 볼 수 있구요. 물론 제대로 안 읽고 사건을 벌인 에드거 골트의 이야기도 있지만 그가 제대로 읽었더라면 범인은 마지막 순간에 꼭 잡힌다는 걸 알 수 있었을텐데, 그걸 몰랐네 싶어집니다. 아주 사소한 거 하나로도 잡히는 게 당연한건데 사건 배치도만 신경쓰느라 밀실의 제일 중요힌 부분을 놓쳤으니 말이죠. 좋아하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의 추리를 보는 것도, 그들이 사랑하는 추리소설 이야기를 잠깐이지만 듣는 것도 즐거운데요.


극적인 사건없이도 일상생활속에서 만날 거 같은 사람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그려간 저자 윌리엄 브리튼의 실제 이야기까지도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주는데요. 학교에서 아이들만 바라봐서 사건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 거같은 스트랭 선생님의 사건 해결 솜씨만 봐도, 세상에 탐정은 넘치니 범죄를 꿈꾸는 이들은 조심하라는 의미깊은 경고가 될듯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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