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선물 - 일상을 기적으로 만드는 99가지 이야기
스테파노스 크세나키스 지음, 문형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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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감사일기를 써 본적이 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매일, 매순간 감사한 일을 적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아침마다 챙겨줘야 할 가족이 있다는 것도, 하고 있는 일이 있다는 것도,산책으로 날 쉬게 해주는 공원이 가까이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싶어 적으려했는데 글로 남긴다는 건 뭔가 어색하더라구요. 신인배우가 주연을 맡은 연기를 보는 것처럼 너무 연극스럽다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막상 해보면 그게 생각보다 기분좋은 일이 되더라구요. "세상의 모든 선물"은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일상에서 가지고 있는 걸 돌아보게 하고 부족하다 싶은 건 채우면 된다 알려주는거요.


윈스턴 처칠과 영국 의회의 숙녀인 애스토 여사 일화도 나오는데요. 애스토 여사가 처칠에게 말했다죠. "만약 당신이 제 남편이라면 말예요. 마실 차에다 독을 탈거예요." 라구요. 그러자, 처칠은 "네. 여사님, 내가 만약 당신 남편이라면 기꺼이 그 차를 마실 겁니다."라는 답을 했다는데요.(p.52) 독설을 독설로 되받아치는 요즘과 달리 독설을 유머로 넘긴다는 게 어떤 매력이 있는건지 제대로 보여줍니다. 유머가 세상을 보다 나은 세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게 어떤 뜻인지 알게도 되구요. 친구가 던진 예상치 못한 "사랑한다"는 말에 당황했다는 저자의 일화도 있지만 그 말을 하지 못한 걸 후회한다는 이들의 일화는 나 역시 같은 기분을 느꼈던 일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렇게 같은 일상일 줄 알았던 매일을 다르게 만들어가는 건 나의 달라진 시선이면 충분하다고 하는데요. 감사와 사랑, 행복을 말할 수 있는 나를 만나려면 우선 나를 타인의 한 명으로 대우할 줄도 알아야 하고 나에게 말을 걸 줄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타인은 좋게 평가하려하면서 나에게만은 극히 짠 점수를 줄 때가 많은 이들이라면 공감하지 않을까 합니다.


하루를 행복하게 시작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마무리 하게 하는 건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99가지의 이야기인데요. 어디에나 있는 것들을 제대로 줍기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멀리만 있는 줄 알았던 행복이 발 아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니 얼른 내 주변부터 잘 살펴야겠다 싶은데요.


지옥의 정의,

이 세상, 당신의 마지막 날에

당신은 당신이 정말 될 수 있었던 사람을 만난다. -245

포장지에 쌓여있을 때만 선물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고 유머와 여유를 가지고 매일을 만나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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