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나라의 여행기 - 어느 괴짜 작가가 사상 최악의 여행지에서 발견한 것들
애덤 플레처 지음, 남명성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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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추운 날이면 아이들이 꼭 질문을 던집니다. "40도 넘는 뜨거운 날이 좋아, 오늘같이 영하 10도 아래라는 추운 날이 좋아??" 왜 두 가지 선택지 밖에 없냐고 물어도 그 중에서만 고르라고 성화를 부리고 전 그 중의 하나를 고릅니다. 지금의 계절과 무조건 반대로 말이죠.


"기묘한 나라의 여행기"는 정말 이 질문같은 곳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목숨걸고 최류탄 깡통을 주으러가기도 하고 예정 도착시간이라는 건 없는 곳에서 끝없을거같은 버스 여행을 하기도 하고 뭐든 없는 나라를 돌아다니며 이렇게 없을 수 있나 불평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도 이렇게나 멀리도 가는 이라면 당연히 자주 갔었을거같은 자신의 고향은 오랫만에 가기도 하구요. 이런 저런 이유로 고생만 한 거 같은데 그걸 여행이라 부를 수 있는 건지, 어떤 사람이길래 몰라서 한번은 갔다해도 이렇게 여러번 가는건가 싶을 정도인데요. 그리고 나는 못가겠다 싶은 곳들이라 상상만으로도 힘든데, 그 다음이 궁금한 건 또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호기심이라는 건 그렇기에 이 모든 세상일을 만들어 놓는 거 같기도 하구요.


"여행하는 목적이 바로 그것이다.자신이 속하지 않은 곳에 있음으로써 느끼는 생소함은 사람을 주위 모든 것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대 그리고 결국 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롭게..."-321

대신 어린아이 같은 순진함이 생겨난다고 하는데요. 그럴거같기도 합니다. 여행에서 생각하지 못한 상황을 겪다보면 내가 따분하다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 평화와 행복쪽이였다던가 복잡하게만 여겨졌던 일도 돌아보니 단순하게 결정내리면 되는 일이였다는 걸 깨달을 때가 있으니 말이죠. 그럴 때면 며칠이라도 내 삶의 무게가 쑥 내려가는 느낌으로 내 세상을 달리 보게 될 때가 있는데요. 물론 며칠, 몇 시간 못 가는게 아쉽기도 하지만 인간이란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 싶은 순간의 뒤돌아보지 않는 너그러움과 빡빡한 매일의 굴레에서 자유를 얻는 느낌때문에 여행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엔 이상한 곳도, 이상한 사람도 없다. 그저 삶이 있을 뿐."

나라마다 적응해 살아가는 모습들이 너무 다르다 싶은데요. 그러면서도 같은 건 "적응"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건가 하는 겁니다. 삶에는 적응하며 살아가는 게 진리라고 생각해왔는데 말이죠. 난 그 나라에서는 절대 못살겠다 싶지만 그 사람들이 사는 걸 보면, 그리고 그 사람들이 우리 어떤 모습에서는 절대 따라하지 못하겠다는 것들도 당연 있겠다 인정하고 보면 잠깐의 여행이라도 하고 온 이의 달라짐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겠다 싶어지는데요. "그저 삶"에서 이런 저런 생각하는 나를 볼 수 있게 하는 게 여행이구나 싶어지니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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