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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와이프
JP 덜레이니 지음, 강경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8월
평점 :
"변화가 생길 때 변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307
우리는 이 비슷한 말을 결혼의 서약,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에서 찾을지도 모릅니다. 진짜 사랑이란 시간이 흘러도 상대에게 늘 같은 마음을 갖는 것이고 나만은 그런 사랑을 할꺼라 믿고 싶기도 하구요. 특히나 "그대가 내 삶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 나는 우리가 함께일 수 밖에 없다는 걸 알았소."라는 낭만적 말과 행동으로 나만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 이가 남편이라면 "와우" 매일이 감동이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남의 집 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눈물을 글썽이는 남편 팀을 바라보며 애비는 눈을 뜹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사고가 있었다는 걸 깨닫죠. 온 몸이 너무 아프니까요. 그래서 아들 대니는 괜찮은지 걱정이 되는데요. 자신이 눈을 뜨자 행복하다는 팀은 애비가 꾼 게 꿈이 아니라 업로드라는 아리송한 말을 남깁니다. 그리고 코봇, 즉 공감능력이 있는 로봇에 대한 설명을 하며 사별의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팀이 그녀 애비를 설계한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이렇게 애비와 팀은 만나 부부처럼 지내게 됩니다. 팀이 자신의 아내와 똑닮은 애비를 만든 건 누가 보아도 죽은, 혹은 사라진 아내 애비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 여겨지는데요. 제2의 애비가 된 코봇 애비 역시 인정하기 싫지만 (자신이 그 애비가 아니라는 게) 팀의 애비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극진했는지를 기억하기에 그의 슬픔도 받아들이고 자신의 마음안에도 사랑이 시작되는 걸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의문의 전화기를 발견하며 그들의 관계가 변하게 됩니다. 자신이 아내로써 남편인 팀에게 비밀이 있었다는 거니까요.
팀이 애비를 만든 진짜 이유와 공감이 가능한 코봇 애비가 팀과 애비,부부 사이를 하나씩 알아갈수록 의문이 늘어만 가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이 모든 일을 다 알고나면 어떤 일이 드러날지 주변 인물들의 의심스런 상황에 끝을 알 수가 없는데요. 그들의 사이를 알아갈수록 분명해지는 거 하나는 변화가 생길때 사랑이 변하는 건 당연한 거라는 겁니다. 상황과 시간이 달라졌는데 어떻게 사랑이 예전 그대로일수가 있겠습니까? 옅어진듯보이지만 더 넓어질수도 있을거고, 관계에 맞춰 분명 어느 한 사람이 더 많이 달라지기도 했을거고, 시간이 흐른만큼 어느 부분인가가 희미해진만큼 어느 부분은 더 끈끈해지기도 했을테니 말이죠. 상대의 내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아주 조금이라도 인정하게 되는 게 진짜 사랑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사라진 애비에게 생긴 일과 애비 지인들의 진짜 속마음, 코봇 애비가 보여주는 행동들은 스릴러이면서 로맨스를 기대하게 하고, 그러면서도 인간이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일까를 생각하게 하는데요. 결말은 비록 우리가 생각했던 것일지 몰라도 과정만은 그렇지 않아서 더 흥미로운... 퍼펙트한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인지 나의 기준을 다시 만들어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