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아무거나 먹지 마세요
안티 투오마이넨 지음, 전행선 옮김 / 리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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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만...."

의사에게서 듣는 가장 끔찍한 말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 말을 듣는 남자가 나옵니다. 1부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은 남자"는 말 그대로 먹지 말아야 할 독을 먹어 몸이 손 쓸 수 없게 망가졌다는 말을 듣는 우리의 주인공 "나"를 보여줍니다. 의사의 선고에 그는 비틀비틀 이 모든 일을 아내와 상의하기 위해 집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에게 생각나는 건 그녀밖에 없었으니 말이죠.


어쩌면 병원에서가 아니라 집으로 향하면서 그의 인생은 더 꼬였는지도 모릅니다. 가끔 그 시간, 그 장소를 가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일이 생겼으니 말이죠. 하지만 끝까지 감출 수 있는 일은 세상에 없는 고로 언제가는 알 일이니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2부는 "아무도 믿지 마세요."입니다. 그는 생각해보니 믿을 사람이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모두가 나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더라도 아내나 버섯을 판매하는 작은 회사 직원들 모두와 약간의 우정과 사랑은 있을거라 믿었는데 말이죠. 사람 마음은 다 같지 않구나 하는 부분들을 볼 수 있는데요. 한번 꼬인 눈으로 세상을 봐서 그런걸까요? 평온하던 그의 세상에 목숨을 내놓을 일이 자꾸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3부 "잘 가요. 독한 사람들!"까지 그는 진실을 파헤치고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위해 수시로 올라오는 독기운에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악당들과 싸워야 하는데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연이어 만나 목숨을 걸고 싸우는 그를 보면서 웃는 내가 미안해지게 됩니다. 때론 그도 잔혹한 행동도 하는데요. 죽음을 앞 둔 자의 "더 이상 나에게 아무것도 중요한 건 없다."는 다 내놓는 배짱인건가 싶지만 너무 무심해 소름돋게 만들기도 합니다.


"지금 선생님은 어느 때와 같이 건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느 날 그렇지 않게 될 때까지는요."-261

이 의사쌤 늘 한결같다 싶게 침착합니다. 시간의 문제니 증상이 나타나면 곧이라는 친절한 말까지 덧붙이면서 말이죠. 이게 인생이지 싶게도 만드는데요. 깨어진 로맨스, 목숨을 내놓으라는 사무라이 칼과 도끼의 등장, 배신과 음모, 그리고 죽음을 앞 둔 자의 처연함까지 볼 수 있는 이 남자의 이야기는 터무니없다 진지하다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타는데요. 그러면서도 도넛이나 콜라, 아이스크림을 목숨 걸 일 생길때마다 챙기기에 "제발요!!"하고 싶게 만들어줍니다. 그럴 때 당이 얼마나 땡기는지는 물론 알지만요.


일이 생겨도 나는 이 정도는 아니잖아!! 하게 만드는, '엎친 데 덮친' 남자 이야기는 표지만 봐도 웃게 만드는데요. 이 남자 죽을걸 알면서 또 일을 만드는 거 같은데, 어떤 일이 생길지 그의 다음 이야기도 만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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