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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소 - 채식의 불편한 진실과 육식의 재발견
다이애나 로저스.롭 울프 지음, 황선영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 살빠지는 건 물론이고 검은 머리가 다시 나고 있는거 같지않아??" 이런 말을 채식을 시작했다는 분에게서 듣고나서 급관심이 생기더라구요. 역시나 채식은 몸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것인가 해서요. 소의 방귀가 뿜어낸다는 메탄가스의 양이, 비좁은 곳에 갇힌 사육장에서의 동물들 현실이, 몸에 쌓이는 콜레스테롤이 혈관을 막아 등등이 육식을 좋아하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줄여야겠다는 결심을 만들어내는데, 여기에 나이를 거슬러 원활한 순환이 지속되는 몸이라면 금상첨화지 않을까 하는 혹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하지만 며칠 해보니 쉽지 않습니다. 풀만 먹으니 깨끗해지는 느낌은 분명히 있지만 기운도 어딘가 떨어진다 싶구요.
'신성한 소'는 채식의 불편한 진실과 육식의 재발견을 말하고 있습니다. "채식은 도덕적으로 우월한가?"라는 질문과 함께요. 채식은 다른 건 몰라도 도덕적으로 육식보다는 우위에 있는게 당연하다 싶었는데요. 대단위로 이루어지는 농업 현장에서의 일들도 도축행위로 이뤄지는 일들만큼이나 많은 일들이 있어 - 농경지를 만들기위해 밀어버리는 울창한 숲이나 함께 사라지는 작은 해충들뿐 아닌 동물이나 농약,끌어쓰는 물의 양을 생각해보면요 - 옳고 그름이 아니라 선택 후 다음 행동이 어때야하는지를 알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꺼림직하게 만드는 메탄 배출량에 있어서도 소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겁니다. 책임을 나눠야 할 다른 공급원과 흡수원이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알려진것과 다르게 나사 발표에 의하면 메탄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은 화석 연료, 화재, 습지대나 벼농사라는 겁니다. 소규모 갑각류 개체군도 젖소 2만 마리와 맞먹는 메탄을 배출한다고 하고 , 비료공장같은 것도 역시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많은 배출을 한다는 겁니다. 미국의 식량 시스템에서 가축을 없애버려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고작 2.6퍼센트밖에 감소하지 않을거라고 했다는데요. 거기에 되새김질 하는 동물들이 토양의 질도 업그레이드해주는 능력이 있다니 왜 이런 건 몰랐을까 하게도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동물보다 더 낫다고 믿는 식물의 영양소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나물이라고 먹는 야채들에 단백질도 있다고 해서 정말 그런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그 양이 고기 한 조각을 먹었을 정도의 영양분이 되려면 양이 몇 배가 되야하고 그렇다면 그 농사량 역시 만만치 않을거라는 겁니다. 그렇담 우리에게는 소를 키울 수 있는 들판보다 몇 배는 더 넓은 땅이 또 필요해지구요. 생명과 죽음이라는 자연이 만들어놓은 사이클은 원하지 않지만 돌아갈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려주면서 놓치고 있는 건 채식과 육식의 선택이 아니라 흘러야하는 걸 인간이 막고 있는 자연의 섭리아닐까 하게 하는데요.
탄소 발자국이 가장 높은 가구는 생선,채소,알코올,설탕이 들어있는 식품을 더 많이 먹고 음식점에서 외식을 가장 자주 하는 집이었다-335
이렇게 문제는 사실 적색육의 양이 아니라 균형 잡히지않은 식사, 즉 영양은 부족하고 질병은 유발하는 초가공식품은 아닌지 생각해보라는 질문도 받습니다. 다들 알지만 끊지 못하는 것들에 관해서 '겨울에 대비하듯이 먹지 마라!"라는 멋진 말도 들을 수 있는데요. '신성한 소'((특히 부당하게)그 어떤 비판도 허용되지 않는 생각, 관습,제도를 말한다.)에서 육식하면 떠오르는 걱정에 대한 답을 보면서 균형잡히게 먹는다는 것의 즐거움과 찾아오는 건강, 그리고 소홀히 버리다보면 나중에 찾아올 후회들이 채식과 육식속에 같이 공존하고 있음을 알게되는데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집을 최대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으로 만들어보자.가능하다면 요리도 거의 다 직접 다 하는...-382
오랫동안 먹어왔던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꿀 게 아니라 재료의 구성을 다양하게 바꿔보는 게 나도 위하고 같이하는 지구를 위하는 길이 될수도 있겠다 싶어집니다. 무엇을, 어떻게,얼마만큼 먹는가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