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소 소설 대환장 웃음 시리즈 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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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에게 기대하지 않았던게 "대환장"일듯한데 그에게 대환장 시리즈가 있었고 이 "왜소소설"이 4번째였네요. 흑소,독소,괴소에 마지막이 이 왜소인데 단편 12개를 볼 수 있습니다.단편이지만 알고보면 다 연관이 있는 이들과 같은 출판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이기에 한 편의 느낌이 들지만요.


지난 번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과는 달리 진짜 작가들에게 있음직하거나 그들을 담당하는 출판사 직원들에게 생길만한 이야기들인데요. 내가 꿈꿨던 문학계의 삶 역시, 우리들만큼이나 팍팍하다 싶습니다.


재능이 있어야 자신이 생각한 그대로를 글로 쓸 수 있고, 그걸 책으로까지 엮어내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재능만으로는 안된다 싶어집니다. 재능이 매일 나오기가 얼마나 힘든것인지 보게되니 말입니다. 그들보다는 작가의 재능이나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독자들의 변해가는 기호까지 꿰뚫고 있는 출판사 직원들이 글을 쓰면 어떨까 싶을정도인데요.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만 써도 "누구도 말할수 없었던 각양각색의 인간군상" 이라며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이야기가 많습니다.


"자신이 어떤 책을 읽는지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계산대에 책을 내미는 것도 싫었지만 그러면 책을 살 수 없다."-389

'베스트셀러만들기'에 나오는 한 여고생이 고생하며 책을 사는 이야기를 보게 되는데요. 베스트셀러라 골랐는데 나와는 안 맞던 느낌이 생각나기도 하고, 예전 그 때쯤 나만의 책이라 아끼던가 몰래 읽었던 책이 생각나더라구요.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 나만의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다 다른 이유일텐데요. 그래도 고개를 숙이면서 계산을 할 만큼의 호기심을 자아낸다는 건 지금의 나로서는 너무 부럽기만 하니, 더 열심히 책에 눈을 돌려야겠다 싶기도 하네요.


12개의 단편이 이렇게 저렇게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기에 재미가 있습니다. 폭소를 자아내기도 하구요. 일부러 맞아가며 작가에게 마음의 빚을 내 다음 원고를 받아낸다거나 특히나 어떤 이유로든 자유자재로 무릎을 꿇어 작가들의 환심을 사는 시시도리 편집장같은 경우는 나와 달라 그런지 (그리고 분명 어딘가에 이런 편집장도 존재하지 않을까 싶은데) "와"하는 감탄을 자아내며 한 권의 책이 내 손에 오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는지를 대략이나마 알게 된 느낌을 줘 실감나게 하는데요.


어떤 이야기를 꺼내도 자기가 바라보고 있는 곳의 세상을 정확히 보여주는 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인데요. 이번 역시 작가들, 출판사 관계인들,그들 주변에 있는 이들의 관계까지 정확한 느낌 그대로 알게 됩니다. 대환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웃음 짓게 하는 이야기들이라 역시나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글이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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