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슈거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3
로알드 달 지음, 허진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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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짓해도 이쁜 사람있잖아요. 로얄드 달이 저에게는 그런 사람인가 봅니다. 마틸다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의 로얄드 달은 그냥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 와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안에도 그만의 잔인한 날카로움이 있었네요. 황금 티켓을 거머쥔 한 명이 되기위한 아이들 경쟁이나 마틸다에서의 가족들 모습들만 생각해봐도 좀 너무한 면이 있기는 하니 말이죠. 그런데 그런 악동같아 보이는 면이 동화에 현실을 섞은 것처럼 다가온다고나 할까요. 매력있다 싶어집니다. 헨리 슈거 안에 들어있는 9가지 단편 중 몇 개는 전에 읽은 것이기도 한데요. 이전에 읽은 것들보다는 어른스러운, 그리고 더 잔인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흥미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뒷장을 나만의 상상력으로 가게 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내용들이라는 느낌은 언제 읽어도 생기기 때문인데요. 이야기가 다 그렇습니다.

 

전쟁통에서의 목숨을 건 이들의 낭만이라 할 수 있는 "로제트 부인", 차라리 하게 만드는 인간의 잔인성을 생각해보게 하는 '탄생과 재앙', 호텔에 가려다 창문 안으로 보이는 따뜻함에 가슴이 녹아버린 한 청년이 몰랐던 반전의 '하숙집 여주인', 지금 나와도 이런, 이런 혀를 차게 할 "대역전"의 씁쓸하지만 쌤통인 결말, 채식주의자가 옳다 그르다 가 아니지만 너무 순진한 인간의 씁쓸함에 대한 것이나 동물의 사육현장을 떠올리며 오싹하게 만드는 "돼지", 그 솜씨가 너무도 부러운 "히치하이커", 다시 봐도 여전히 나라면 어땠을까 하게 만드는 "헨리 슈거의 이야기", 그 소년과 거북은 지금도 여전히 아름다운 섬들을 떠돌고 있겠지 하게 만드는 " 동물과 대화하는 소년", 지금 영화에 나와도 최고의 반전이라며 찬사받지 않을까 싶은 사기꾼들의 어울리는 최후를 그린 "책장수" 등 모두가 여전히 최고다 싶게 만드는데요.

 

이야기안에서 생각과 다른 결말이라는 것도 좋지만 인생의 한 치 앞을 모른다는 걸 이렇게 극적으로 잘 그려내는 이가 있을까 싶은게 로얄드 달인데요. 어딘가 따뜻한데 알고보면 차갑고, 어딘가 비어있는 사람같아 안쓰럽다 싶은데 약삭빠른, 그러면서도 그 반대의 이야기들도 너무 자연스럽게 엮어가기에 끝까지 읽게 만듭니다. 이런 재미에 인간을 생각해보게 해 주니 결론이 내 생각과 달라도 미워할 수도 없구요.

 

만약 당신이 좋은 생각을 품고 있다면 그것은 햇살처럼 당신의 얼굴에서 빛날 것이고 당신은 언제나 사랑스러워 보일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는 로얄드 달, 그의 이야기가 늘 흥미로웠던 건 그가 인생의 진짜 비밀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 확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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