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다고 믿는 것을 다르게 보는 법, 수학 - 슈퍼마켓에서 블랙홀까지
미카엘 로네 지음, 김아애 옮김 / 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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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히든 피겨스"라는 영화를 보면서도 생각한 건 저렇게 수학을 잘하면 좋겠다.. 라는 것뿐이였는데요. 수학시간이라는 것에서 자유로워진지가 배웠던 시간보다 훨 긴 지금도 못한다는 생각은 여전해서인지 가끔 아이들에게 이렇게 어려운 수학을 왜 배우는 거야? 라는 질문에 답을 제대로 할 수가 없더라구요. 수학의 눈으로 다시 여는 세계라는 설명이 그래서 눈에 들어왔을 겁니다. 여전히 수학이라는 세상에 매료되고 싶지만 그게 어려워서요.

 

1장 슈퍼마켓 법칙에서 5장 시간과 공간의 심연까지, 우리가 한번은 궁금해했을 세상에서의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수학 발달과정이 있었는지를 연결해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1장에서는 우리가 늘 가는 슈퍼마켓에 쓰여진 숫자와 벤퍼드의 법칙을 연관시켜 말하고 있습니다. 벤퍼드의 법칙, 세상 모든 것들의 첫번째 자리 숫자는 골고루 분포하지 않고 1이 우세하다는 겁니다. 설명을 듣다보니 그렇다 싶긴한데요. 아마 그게 우리와 그들의 차이였구나 싶게도 됩니다. 그런 것에 한번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누군가는 그런 원리가 자연의 가장 내밀한 구성에도 쓰인다는 걸 알아내니 말이죠. 이렇게 묘하게 그렇구나 하며 수학이 알려주는 세상의 깊은 곳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계산을 잘 하거나 호기심을 풀어가는 것이 수학자고, 과학자, 더불어 철학자라고 생각했는데요. 영국의 논리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수학은 우리가 무엇에 관해 말하는지 절대로 모르는 학문이자 그게 참인지도 모르는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p.225)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10년후에 "수학원리"라는 책을 써냈다고 하는데요. 기하학부터 벡터 등 수학 전반을 다루고 있다는데 그는 뭘 알고 모르는지 정확히 알았겠다 싶어 그 점이 먼저 부러워지게 됩니다.

 

그처럼 막연히 모른다,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추론에 그치지 않은 이들이 많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아인슈타인과 아서 에딩턴의 일화를 보니 그렇다 하게 됩니다. 개기일식의 시간과 장소 계산을 위한 협동이 결국은 위대한 과학자의 탄생을 알리게 했다는 겁니다. 살짝의 위조라는 무모, 만용이 있기는 했지만요. 하지만 그랬기에 아인슈타인이 신성시됐고 그랬기에 그 대단한 아인슈타인이 알지 못했던 블랙홀을 알아낸 이들이 시간이 흘러 등장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이렇게 시대마다 다양한 방식의 계산이 있었고 그 계산이 시간이 흘러 맞고 틀림이 증명되며 다시 흥미로운 가설이 등장하게 됐다는 걸 보게 됩니다.

 

"쇼는 계속된다."-349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아름다운 프로젝트,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는데요. 사람은 누구나 수학을 좋아하는데 그 사실을 모를뿐이라는 겁니다. 수학자로 이름을 날린 이들의 일화는 그들이 풀어가며 느꼈을 희열이란 걸 비슷하게나마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겨 아쉽게 만들긴 하는데요. "유레카"라고 뛰어나오며 남들의 시선조차 잊을 수 있는 기쁨을 같이했으면 어떨까 싶긴 한데, 우선은 내 세상속 모든 것들을 돌아가게 만드는 기본이 수학이였다는 증명을 한 것만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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