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판결문 - 이유 없고,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판결을 향한 일침
최정규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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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불량이랑 가장 거리가 먼 곳은 법을 잘 알고 그것에 관해 매일 판결을 내리는 판사 아닐까 하는데요.그들의 공명정대해야 할 판결문이 불량 판결문이라니... 설마 싶지만 요즘 뉴스에서 들어 온 사건들의 판결에 고개를 갸웃거렸던지라 어느 정도는 인정하게 됩니다. 너무 슬프지만요.

 

'법 없어도 살 사람들' 속에 있는 나와 내 이웃들이지만 우리가 그렇게 자신있게 살아가는 건 잘못했다면 누가 됐든 법 앞에서 똑같이 처벌받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보호받을거라는 믿음이 있기때문일겁니다. 하지만 재심으로 유명해진 약촌 오거리 사건이나 재벌들에 내려진 애매한 처벌수위, 전관예우라며 떠뜨는 사건들 이야기에는 내가 그 중에 서있었다면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궁금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나 역시 아무리봐도 약자이고 억울하다고 마음대로 변호인단을 꾸릴수도 없을텐데.. 그럴 때도 나의 상황과 입장을 고려해주는 게 법의 할 일이라 믿지만 과연 그럴까, 증거, 정황에만 맞는 올바른 판결을 받을 수 있을까, 괜히 걱정이 되기도 하구요.

 

 

 

왜 안심 편의점은 1호만 생겼으며 신안군 염전 노예사건 때는 그 죄질이 무겁다면서도 판결에 "다만"이 붙었으며 음주가 들어간 사건에는 "심신미약" 이라는 단어로 형량이 줄 수 밖에 없다했는지, 이 수많은 사건외에도 요즘 나오는 음주운전이나 산업재해 사건에 보험금이나 합의라는 단어가 경감이라는 말로 쓰이는 건지 등등을 보면 걱정할 수 밖에 없다 싶은데요. 법원과 판사, 검사와 더 많이 마주쳐야 하는 변호사 겸 활동가, 공익법무관,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로 일하는 저자 최정규님는 이런 이야기들을 꺼냅니다.2014년 신안군 염전 100여명의 지적장애인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은 상대들과의 재판을 두고두고 매달려야 했던 일, 그래서 결국은 승소로 이끌었지만 그런 그를 걱정하는 주위의 반응을 보면 그의 말처럼 세상일과 법이라는 게 그들 앞에 나서 심판받아야 할 일이 없었던 걸 다행으로 여기고 끝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나 역시 서류전달하기 위해 법원에 간 적이 있었는데요. 서류만 전달하는 간단한 일이라 시간에 맞춰( 일반인이 맞춘다는 건 미리 가있는다는 겁니다. 행여라도 일찍 내 차례가 오면 안되니까요) 갔는데 오라는 시간 전, 전 사건들이 밀려 내 차례는 반나절 넘게 걸렸던 거 같네요. 그 때도 그렇담 왜 이렇게 시간을 잡은걸까 싶었지만 하소연할 곳을 모르기도 하고, 원래 그러는건가 싶어 잊고 말았는데 '국민이 법원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를 보다보니 오래전이건만 희미하게 떠오르네요. 그 때의 불편한 심정들이...

 

좋은 판결은 당사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을 위로하는데 반해 나쁜 판결은 계속 나쁜 영향을 미친다.-120

불합리하고 부당하고 억울한 일은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기에 현대사회에 맞는 실효성 있는 제도를 다 함께 고민해야 한다.-222

좋은 법은 저절로 주어지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쟁취하는 것이다.-229

사건들을 보면서 그에 따른 재판 결과나 피해자들이 받아야하는 대우에 씁쓸한 건 법을 잘 모르지만 저게 맞나 싶기도 하고 법 앞에 서기전에 똑같은 사람인데 한쪽의 일방적 고자세가 인정이 된다는게 (만일 그렇다면 피해자가 고자세, 법관은 중도, 가해자가 저자세가 마땅할거같은데 그렇지도 않고)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인데요. N번방 사건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그 사건을 보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법 형량을 바꿀수도 있다는 걸 신기하게 느꼈는데 그런 관심을 가져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싶습니다.

 

물론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판단할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사건들과 법원안 사람들 행태들이 불량이라는 말이 맞다 싶을 정도로 마음에 안드는데요. 다시 이런 일들을 만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 싶기도 합니다. 소리내는 관심이 나로 멈추면 작지만 우리가 된다면 달라지나보다 싶어서인데요. 불량을 불량이라 말할수 있고 공감되는건 만인의 가치가 일치하기 때문일겁니다. 누가 법 앞에 서더라도 합당한 결과로 만날수 있게 보다 많은 관심을 놓지 말아야겠다 싶은데요.  이유있는  마땅한  판결문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떡이게 되지않을까, 그런 판결문들이 많아지길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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