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30년간 아픈 나무들을 돌봐 온 나무 의사 우종영이 나무에게 배운 단단한 삶의 지혜 35
우종영 지음 / 메이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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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아픈 나무들을 돌봐 온 나무 의사 우종영님 이야기를 듣다보니, 나무를 제대로 키워보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됩니다. 나무들을 돌보면서 잘 가는 삶의 길을 배웠음을 알려주기에 말이죠. 키웠다면 나도 알게 됐을까, 아니면 옳은 방법을 모르기에 아픈 나무를 위해 더 쎈 농약으로 주변 것들을 죽이려했던 이처럼 내 나무에 대한 사랑만 넘치는 이가 되었을까 싶은데요. 생각하면..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는 것이니 몰랐을거다 싶기도 합니다.

"한번 자생력을 갖춘 나무는 누가 와서 억지로 베어내지 않는 한 절대 병들어 죽지 않소. 다만 그렇게 되기까지 많이 기다려야 하는 게 문제지"-199

사람과 사람사이 역시 그렇지 않은가, 많은 공감을 하게 됩니다. 나무를 아프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사람들의 조급함이라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것도 나의 넘치는 조급함때문이니 말이죠. 약도, 영양제도, 거름도 뭐든지 듬뿍이 나무를 병들게 한다는데 그렇다고 무심하게 놔두라는 것은 아닙니다. 잘 관찰하다 필요한 것들만 맞게 챙겨주면 될거라는데 내가 그래서 나무도, 내 인생도 잘 키운다는 생각을 못했나 보다 하게 됩니다.

왜 나무 의사가 됐는지의 이야기와 나무들에 얽힌 사연, 그렇게 나무들과 함께 하다보니 나무가 알려준 것들, 그래서 왜 나무처럼 살고싶은건지에 대한 이야기와 내게 필수인 식물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 뭔지를 부록으로 하고 있는데요.가득한 밥 한 사발 모양인 꽃이 풍성하면 그해 농사도 풍년이라 싶어 어린 그를 가슴뿌듯하게 했던 이팝나무, 여유를 몰랐던 시절을 아쉽게 하는 오리나무, 하얀 수피를 벗겨 그 위에 연애편지를 써 보내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자작나무등, 이쁘다, 크다로만 다가오던 나무들에 누구나 사연 묻을 수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 사연, 그 사랑을 보다보니 복분자를 담궈 보내시던 어머니의 말없는 사랑이 새삼 떠오르더라구요. 그 땐 몰랐던거죠. 복분자가 어느 때는 안 익고, 또 너무 익으면 땅에 떨어져 쓸모가 없어지는지라 수시로 가서 그들을 확인한거고 그런 후에야 나에게 온 것이라는 걸요.

이런 것들을 지금은 알고 있는 나라서 그런가 봅니다. 우종영님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살면서 괜히 힘 줄것도, 그렇다고 맥 빠질 일도 없다는 걸 알려주시는듯하니 말이죠. 단지 그러다 가끔 멈추고 뒤 돌아볼 줄만 알면 된다 하시는데요.

"보도 블록 틈에 핀 씀바귀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굵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반칠환"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p.46)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게 생긴 나이라서인지 쉼표,여유라는 것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고 날 멈추게 하는 것이 참 예쁘다 싶고 그런만큼 힘껏 안아주고 싶은데요. 그래서 나무를 이번에는 잘 키울수 있을까, 나무와도 사람과도 거리있는 사랑을 제대로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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