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 불공정사회 - 세상은 왜 공정해질 수 없는가? 법은 어떻게 우리 사회 불공정을 보호하는가?
우리사회정의 엮음 / 독서일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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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과 불공정이란 정반대되는 의미가 아닐까 싶지만 요즘은 법이 "맞다"고 하는 불공정한(내 주관에) 일들을 너무도 자주 봐서 그런지 이제 공정이 무엇인지 가물가물한 지경입니다.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는 근로자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막거나 전기를 끊은 일은 조용히 묻히고 티비에 나오는 인물들의 사소한 말이나 행동은 몇 날 며칠이고 방송에서 신문에서 떠들어대는 통에 둘 중에, 혹은 두 편중에 맞는 말을 하는 쪽이 누굴까, 저 손가락이 가리킨건 그 말대로 달인지 손가락인지 고민하는 일이 길어지는 건 나도 마찬가지이니 말이죠.

 

그럴 때 세상은,그리고 왜 나는 공정해질 수 없는가? 법은 나를 지켜 이 사회 불공정을 막아낼 수 있는 존재인것인지를 묻게되지만 그러지 못할거라는 결론을 매번 내게 됩니다. 물론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니였나 봅니다. 2018년 2월 "정의란 무엇인가?"란 화두를 가지고 불교, 기독교, 유교, 법.동.서양 철학자, 환경학자등 전문가들이 모여 20개월동안 토론을 펼친 걸 보면 말이죠.

 

이 토론은 정의와 가치라는 게 실체가 없는 고로 쉽게 휘둘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특히나 내 이익에 먼저 눈돌리게 되면 다른 이들의 불의와 불공정에도 눈감을 수 밖에 없고 그 길을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려주는데요. 순종이란 쉬워보이지만 그건 내일의 나에게도, 그리고 당장의 나에게도 좋을수가 없다고 합니다.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 생각해와서인지 입맛이 씁쓸해지는데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심한 운동장 기울기속에서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는건가 싶어집니다.

 

이렇게 원론적인 이야기속에서도 그럼에도 나가야 하는 길이 뭘까를 고민하게 하는데요. 눈을 뜬 앉은뱅이와 앞이 보이지않는 이의 공생이 마음에 아프게 와닿게 됩니다. 자신을 업고다니던 장님을 은근히 속여 앉은뱅이는 점점 살이 찔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 이익을 나눠주지 않았기에 장님은 점점 굶어 기력이 없어질 수 밖에 없었구요. 그러다 빙판길을 만나 넘어지게 됐는데 힘이 없던 장님은 그만 죽게 되었고 앞이 보였지만 그 빙판길을 빠져나갈수 없었던 앉은뱅이도 같은 운명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는 끔찍한 이야기인데요. 하나는 너무 살쪘고 하나는 너무 힘이 없었는데 그 극과 극의 결론이 같을 수밖에 없다는 건 모르는 척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싶어집니다.

 

법을 만들어야만 했던 이유와 생각지 못했던 법과 정의가 가진 폭력성, 합법과 공정이 만들어진 시간의 역사가 의미하는 것들은 불편하더라도 디케가 그랬듯 저울만 가지고 앞을 보지 않을 수는 없다는 걸 알려주는 거 아닐까 싶은데요. 내가 찾는 정의와 불공정이 뭘지 계속 소리내어 질문하고픈 이들에게 바른 고민의 시간이 될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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