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브 미
JP 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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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라고 누가 대놓고 말한다면 그를 믿을 수 있을까 싶은데요. 어딘가 너무 당차고 그러다가도 다른 이들보다 더 연약해보이는 클레어에게 계속 다른 이들이 같은 이야기를 해댑니다. 그리고 클레어는 그런 이들에게 "알겠다"는 긍정의 답을 하구요. 그러나 그녀가 하는 행동들을 보면 과연 그녀가 타인을 믿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진실보다 거짓이 더 많게 교묘하게 섞인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 세상을 만드는 건 물론 클레어이구요.

 

누구나 거짓과 진실이 섞인 세상에서 살고 있을 겁니다. 진실만 말하는 이도 없고 거짓만 말하는 이도 없을 테구요. 사기꾼들이 사기를 잘 칠 수 있는 이유는 진실이 섞인 거짓말, 자신이 만든 그 말을 스스로가 믿어야 되는거라고 하는데요. 클레어가 주장하는 바는 너무도 자연스럽기에 처음엔 우리도 믿게되지만 나중에 보면 그 반대되는 증언이 나와 "설마"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게 됩니다. 그녀가 돈을 벌기위해 하는 일도 그렇구요.

 

불륜조장하는 역할극에서 미끼 역할을 하는 그녀는 그러다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에게 유일하게 넘어오지 않는 매너남인데요. 그 일을 부탁한 건, 역시나 그의 아내였는데 클레어에게 부탁을 한 후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그 사건이 일어난 후 남편 패트릭은 당연히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는데요. 이번에는 경찰과 법심리학자가 그녀에게 자신들을 믿으라며 다른 역할극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불안불안한 클레어의 삶은 극단으로 치닫게 됩니다. 자신을 믿었다가 말다가... 경찰과 법심리학자에게 의지하다 그러다 페트릭에게 달라진 자신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요. 그녀가 어느 한 쪽으로 자신의 감정을 몰아가면서 사건은 또 다른 내막이 있었다는게 드러나고, 그러면서 우리가 쫓는 진실이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진실을 말하는 이가 과연 누구일까? 패트릭의 아내 스텔라를 죽인 진범은 누구일지, 자신이 만나는 이들마다 의심하는 클레어에게서 우리는 과연 그녀가 현실을 보고 있는건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을 몇 번이나 보게 됩니다.

 

JP 덜레이니가 "더 걸 비포"이전에 쓴 것이라는데요. 초반 몰입감이 대단한 작가 아닐까 하게 됩니다. 앞부분에 비하면 뒷 부분의 결정적 부분이 왠지 아쉽다 싶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앞부분이 굉장히 빨리 진행됐다는 것이기도 할겁니다. 나오는 이들이 목적에 의심이 갈 정도로 모두가 오버스럽다 싶기에 마지막으로 가는 과정이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데요. 그런 이들을 보면서 단순히 믿는다는 것과 신뢰라는 단어의 무게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지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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