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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배신 ㅣ 스토리콜렉터 84
로렌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7월
평점 :
"모두가 나를 완벽하게 속이고 있었다." 이 한 마디만으로도 외로운 여인의 절규는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완벽한 배신"역시 초반에 강렬하게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네 가지 사실만으로요. 난 병원에 있어. 칼에 찔렸어. 당신은 살아 있어, 제이미가 실종됐어, ..
갑작스런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된 마크가 있습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내 테스 또한 있구요. 그녀에게 남은 건 8살 생일이 얼마남지 않은 제이미뿐인데 그들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기만 합니다. 그런 그녀가 병원에 칼로 인한 상처로 병원에 있다는 건, 왜인걸까 우리를 궁금하게 만드는데요. 기억 사이사이로 보게되는 주변 인물들이 다 의심스럽기에 그녀의 이야기는 조만간 일이 터질거라는 암시처럼 긴장을 만들어냅니다. 제이미가 사라졌다는 사실과 테스가 그 범인을 이미 알고 있다는 건, 우리에게 주변 인물들 중 하나를 특정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마지막에 가서야 제목 그대로의 의미 "완벽한 배신"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됩니다.
테스는 제이미의 8살 생일 55일전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마크의 죽음이 얼마되지않았기에 그녀가 얼마나 힘들지 이해하게 되는데요. 그래도 사랑한다던 제이미를 너무 방치하는 건 아닌가 싶어 그녀에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변에서도 그렇게 생각했던것 같구요. 그렇게 셸리라는 사별전문 상담사가 등장하는데요. 낯선 이들을 경계하는 테스가 그녀를 소개했다는 어머니께 물어보지도 않고 덥석 받아들인것만 빼면 괜찮다 싶은데 어딘가 셸리도 비밀이 있는거 같아 보입니다. 어쨌든 테스가 셸리에게 마음을 열고 정신을 차리는가 싶었는데 누군가 자신을 쫓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야기는 테스의 시선과 마크의 형 이안과 셸리의 진술 위주로 진행되기에 느리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안 맞는 부분이 있다는 걸 느낄 수도 있구요. 누군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데 그게 누굴지, 왜 안 맞는 건지, 그렇담 목적이 뭘까 싶어지는데요. 여러 가능성이 있기에 테스와 주변 인물들 모두를 의심하며 덜커덩거리는 이야기 부분 부분을 맞춰가게 됩니다.
슬픔에 빠진 이가 하는 행동들이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는 것을, 그런 이 옆에는 정신못차리고 자신만 챙기려는 이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후회는 지나간 사실을 바꿔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프게 느껴지는데요. 자신이 살기위해 남들을 완벽하게 속인 이는 누구일까요? 첫 장부터 끊임없이 흔들리는 이를 밀어내는 버릇을 보이는 제이미, 테스앞에서 당황하는 사람들, 혼자 간다더니 비행기 티켓을 두 장 끊은 마크, 제이미를 데려간 용의자이면서도 경찰과 태연스레 지난 이야기를 하는 셸리와 이안, 사라지는 사소한 물건들,죽음의 문턱에서도 제이미를 간절히 찾는 테스등등이 다 사실이자 거짓이였다는 걸 알게되는데요. 누가 이 그림 전체를 그리고 있는지를 깨닫는 순간, 우리는 한 마디를 내게 됩니다. 설마했던 이의 배신, 그래서 "완벽한 배신"이였구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