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없는 검사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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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검사를 상상하기란 쉽지않습니다. 아무래도 법적인 문제가 생겨야 만날 이들이라서 그런지 상상으로도 무표정한 그들을 그리게 되는데요. 그런 그들이지만 자신들끼리는 혹은 다른 곳에서는 평범한 이들과 같겠지..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검사가 있습니다.


검찰 사무관 채용 시험에 합격하고 검사 보좌 임무를 맡은 소료 미하루는 자신의 책임 검사가 될 후와 슌타로 검사에게서 '반갑다' 가 아니라 '나가주게'란 말을 먼저 듣게 됩니다. 얼굴만 보고 사람을 어찌 판단한거지 싶었는데 후와 검사의 말, 들어보니 그럴거같기도 합니다. 미하루처럼 감정을 얼굴을 드러내다보면 피의자 조사시 그들의 증언에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건대요. 미하루 한 방에 나가떨어지지 않습니다. 몰랐을 뿐이고 이제 무표정을 배울테니 걱정말라고 한거죠. 하지만 후와 검사는 그런게 쉽게 배워지지않을거라는 말을 미리 해줍니다. 마치 경고처럼요. 그리고 쏟아진다 싶게 들어오는 사건들을 맡으며 미하루는 후와검사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가장 질 나쁜 방법이 바로 악의 없이 몰락시키는 거야. 그것으로 모자라 자네에게는 풋내 나는 정의감같은 것도 없지, 꼭 사무업무를 처리하듯 타인의 실수나 악행을 폭로해대니 상대가 버틸 재간이 있겠나."-229

악의없이 누군가를 몰락시키는 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조건 그를 "사이코패스"쯤으로 여길텐데요. 억울한 피의자를 구해내는, 증거에 우선한 후와검사의 사건처리를 보다보면 그것이야말로 검사나 법을 다루는 이들의 첫번째 요건이구나 하게 됩니다. "악의없이, 그렇다고 호의도 없이"라는 게 꼭 감정 부분이 메마른 로봇이라는 게 아닌 겁니다. 사무업무 처리하듯이 라는 말이 딱 맞다 싶은 게 법과 증거에만 맞게 선입견없이 사건과 용의자를 바라보고 처리해야 그 법이 만인에게 정의롭게 돌아가는거라는 걸 알려주는데요.


"참작"이라는 말이 법에도 당연 적용되야한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저마다의 감정으로 주변에서 조언이라며 참작 사항을 이야기하는 걸 듣다보면 사건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수 있겠다는 걸 후와와 미하루를 보며 알게 됩니다. 진짜 이런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싶게 오해받기 쉬운 피의자들의 사건과 경찰이 관련된 사건들을 풀어가고 있는데요.


나카야마 시치리가 이런 검사 캐릭터를 만든 이유가 있다고 하죠. "국민에 대한 봉사는 안중에도 없고 비리를 저지르거나 제 한 몸 지키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사리사욕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직무에만 매진하는 검사 캐릭터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이르렀다"는 겁니다.


세상 사람들을 무시해서도, 나 검사라는 걸 자랑하느라가 아니라 일을 잘 처리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절대 드러내지 않기위해 평상시에도 그럴 수 밖에 없다 담담히 말하는 후와 검사, 당연히 윗 사람에 구부러지지않고 아랫사람이라고 더 뻣뻣하지 않고 늘 똑같이 대쪽인데요. 현실적인 이야기일수 있겠다 싶어서인지, 그 대쪽이 계속되는 이야기에서도 누구를 만나도  휘어지지는  않았지만 웃음을 띠는 일도 있었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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