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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인연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평점 :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14년 전의 그날 밤부터. 처음 자네들을 만났을 때부터 말이야. 언젠가 이 아이들에게서 나는 크게 추궁을 당할 것이다. 그런 예감이 들었지."-281
언젠가는,, 이런 생각을 서로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던 거네요. 범인인 이는 언젠가는 이렇게 자신의 범죄가 드러나는 날이 올거라는 걸 알면서 14년을 불안하게 살아왔고, 세 아이들은 어른이 된 지금도 언젠가는 그 범인을 찾을 수 있을것이라는 집념에 가까운 한가지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으니 말이죠.
범인을 추정한 삼남매는 경찰들 시선을 자신들이 발견한 용의자쪽으로 돌리기위해 계획을 짜게 됩니다. 물론 그 계획에 참여한 시즈나는 괴로워지게 되구요. 모든 즐거움과 고난, 역경을 함께 해온 오빠들에게 그녀의 감정을 숨기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요. 오빠들, 약간은 둔한 고이치마저 시즈나가 유키나리에게 가진 감정이 심상치않다는 걸 눈치채게 됩니다. 하지만 부모의 원수를 찾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 시즈나는 처음으로 찾아 온 감정을 접기로 합니다.
사기치기에는 너무 사람좋은 삼남매와 사람을 해친 거로는 보이지않는 유키나리의 가족간 관계가 이제 계획한대로 되는건가 싶었는데 역시 반전이 있게 됩니다. 이 모든 건 시즈나와 유키나리의 감정이 평범치 않았기때문인데요. 그러기에 그들의 앞날은 어찌되는건가 하는 걱정이 생기게 됩니다. 부모대의 일이 자식대에 와서 아픈 결말을 남긴다는 건 그것이 옳은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말그대로 '부모의 원수'이기에 별다른 방법이 있는 일도 아니기때문인데요.
이렇게 가슴아픈 결말로 끝을 내는 건가 싶었는데, 역시나 히가시노 게이고네요. 추리와 드라마의 영역을 아주 절묘하게 섞어 탄식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해피한 결말이 있을수도 있다는 거로요. 남은 이들은 남은 이대로 자신들의 앞날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범인에게도 아픈 사정이 있다는 것으로 안타까움도 잊지 않게 하는데요.
쓸모없는 줄 알았지만 해결 열쇠가 된 반전의 단서와 남겨진 아이들의 반전 성장기, 그리고 범인 추적이 삼남매에 의해 시작된다는 이야기는 끝까지 삼남매의 행동을 아슬아슬하게 지켜보게하고, 그리고 시즈나 남매의 그동안 사기행적이 어떻게 될까 등등 많은 궁금증을 갖게 하는데요. 그 중의 제일은 범인이 생각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거 아닐까 합니다. 사람은 죄를 짓고는 마음편하게 살수 없다는 것과 하나의 사건이 불러오는 파장이 생각보다 많은 이들에게 퍼질 수 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주는 "유성의 인연"인데요. 인연의 소중함과 무거움을 역시 잘 가려야한다는 걸 알려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