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나무의 파수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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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경계에 인간은 한 발씩을 걸치고 있으니 '한순간'을 조심해야한다고 경고하는 '미스터리의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인데요. 그의 '녹나무의 파수꾼' 역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미스터리의 제왕이나 워낙 여러 장르로의 전환을 하는지라 이번 이야기에서는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말이죠.

 

뭔지도 모르는 일, 녹나무의 파수꾼이란 임무를 맡게 된 레이토란 청년이 나옵니다. 인생에 있어 좋은 일이라고는 그래도 자신이 감옥에 간다 전해줄 수 있는 할머니가 계신 정도랄까요. 그 전화 한통으로 감옥에 가지는 않게 됐지만 합의금만큼의 일, 생각지도 못했던 파수꾼이란 일을 맡게 됩니다.

 

돌고돌아 이제사 알게된 먼 친척(?), 어머니의 의붓 언니 치후네가 맡긴 일인데요. 왜 녹나무를 지켜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영험한 효험이 있다고 소문난 그 나무에 보름달이거나 그믐닐밤 기념하러 오는 이들 관리와 낮동안의 청소와 방문객 관리등으로 아주 조용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일하다보면 저절로 알게될거라며 별다른 정보가 없었기에 그런가보다, 녹나무 관리를 가볍게 미신쯤으로 여겼는데 자주 방문하는 이들이 생기고 그런 아버지를 몰래 쫓아 온 유미를 좋아하게 되면서 녹나무에 대한 궁금증이 더 깊어지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치후네와 자신 가족간의 사연, 유미네 가족의 사연등으로 저마다 다른 가족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 가족이니까..."-461

치부라 여길 수 있는 부모의 일도 인정할 수 있다는 말에 자식이 어느 새 컸음을 알게 된 아버지와 좋은 부모님이 계셨기에 그런 자식이 나오는거라는 대화를 보게되는데요. 가족이 뭔지 생각하게 하는 이들과의 관계를 보게되서일까요, 가족이니까..라는 말이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매일 보는 얼굴인데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지부터 그렇게 매일 부대끼기에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으며 사과할 일만큼이나 고마워 할 일도 그만큼이나 많다는 것까지 말이죠.

 

세상에는 수많은 가족의 형태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우리가 만들고 있는 가족이 지금의 나에게는 제일 소중하다는 것, 그것을 녹나무의 영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걸 알게되면서 변해가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도 따듯하게 만들어주게 됩니다. 녹나무의 커다란 테두리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각각의 가족일임에도 사람은 누구에게나 영향받는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기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건지 알겠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돌려 말하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는데요. 가볍지만 마음을 톡톡 두드리는 이야기기에 역시나 이야기꾼 '히가시노 게이고'구나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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