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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작은 아씨들 2 (1869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초호화 벨벳 에디션) - 영화 원작 소설 ㅣ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공민희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평점 :
얼마전 개봉했다는 "작은 아씨들"의 한 장면을 봤는데 아직도 마음이 무겁더라구요. "받아주지 않는 너때문에 죽을 거같다는 "는 말을 꺼내려하는 로리와 "그 말 꺼내면 우리는 끝장"이라는 단호함을 보이는 조를 보면서 내가 둘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래서 여전히 그들이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때문인데요. 결과를 알고 있는 그 둘의 이야기와 베스, 가물거리는 기억속으로 들어가 마치가의 다음 이야기를 들여다 보기가 속도가 빨라질수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그들의 이야기이기에 다음 장을 넘기지 않을 수 는 없는 것, 이건 예전 어느때라도 "작은 아씨들"을 본 이들이라면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싶어집니다.
2편은 종전으로 마치씨가 집으로 돌아오고 평온해진 그들 가족, 작은 아씨가 아닌 결혼을 앞둔 네 아가씨들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어렸을 적만큼이나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그녀들은 결혼을 앞 둔 나이답게 사랑에 집중하는 걸로 보이는데요. 어머니를 제일 많이 닮았기에 결혼 생활도 잘하지 않을까 싶었던 메그, 자신에게는 오로지 가족과 글밖에 없다는 조, 지금도 가혹한 운명으로 느껴지는 베스와 어렸을 적에는 얄미웠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이해할 거같은 에이미, 로리가 이렇게 받아들였구나 싶은 일들, 그들에게 이렇게 많은 다음 이야기가 있었나 하게 됩니다.
다 자란 그들 가족의 이야기는 지금 나이니까 받아들일수 있는 것일수도 있겠다 싶어집니다. 조와 로리만 생각해봐도 그렇습니다. 내가 읽은 책중에서 첫 연애를 보여준 이들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서 여전히 그들 사이를 내가 애틋해하는 건 아닐까 하게 됩니다. 그 당시는 무조건 조는 그의 마음을 받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던거 같네요. 착한 누군가가 좋아한다면, 그것도 로리정도라면 무조건 그 마음을 받아주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단순한 마음때문일텐데요. 지금은 사랑이란 닮은 사람이라 이뤄지기도 하는 것이고, 너무 다른 사람과 하는 거라는 말도 맞다는 걸 아는 나이이기에 이런 것도 저런 것도, 다 그럴 수 있다 받아들이게 됩니다.
어렸을 적 나에게 메그의 너그러움, 조의 글쓰기 솜씨와 행동력, 베스의 누구를 미워할 줄 모르는 마음, 에이미의 사교력은 동경의 대상이였는데요. 지금도 그들 네 자매는 내 기억과 다른 부분도 물론 존재하지만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조금씩 닮고싶은 부분을 보여줍니다. 여전히 동화 속 이야기처럼 아름답게만 보이는 그들은 어쩌면 선한 기준을 가진 사람들이 강한 것일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사랑하는 걸 잃어도 슬픔때문에 모든 걸 포기할 수는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게 제일 부러워지게 됩니다.
지금보니 그들 가족의 이야기는 "그래서 행복했답니다."가 아니라 작던 크던 풍파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진심이 있다면 좋은 쪽으로 바뀌게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던 건 아닐까 하는데요. 함께 하는 그들이기에 모든 걸 괜찮아보이게 하는 그들, 세월이 흘러도 그들 자매는 여전히 매력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