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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키와 몸집은 자신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저 사람이 훨씬 커 보이니 어찌 된 일일까.-69
성실한 남자 간지 마음이 짜증이 날 정도로 이해가 됩니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지금 그가 가진 건 나이들었다고 치이는 아르바이트 인생과 팔고 싶어도 팔리지 않는 옛날 이발소 터전, 그리고 치매걸린 어머니 도미코와 결혼내내 가족들 뒷바라지하느라 지쳐있는 아내 미사에, 결혼했음에도 돈에 허덕이는 딸 아이이니 말이죠. 그런 그가 사우나에 들어와 딱 그 정도의 돈과 귀중품을 턱 맡기는 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너무 쓰게만 느껴집니다.
그런 그에게 새벽손님이 가방을 놓고가는 일이 생깁니다 . 찾으러 오지않는 가방 단속을 하는 이도 역시나 성실한 간지인데요. 우연히 그는 안에 돈다발이 가득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좋지못한 돈이라는 건 분명하지만 ... 며칠이 지나도 분실물 자리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가방, 이건 그에게 기회일까요? 또다시 그를 넘어뜨리려는 악마의 유혹일까요?
힘들게 살아가는 여자 미나가 있습니다.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한 다케오와 결혼했는데요. 알고보니 최악의 남자입니다. 열등감에 폭력을 일삼는 남자이니 말이죠.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그녀 앞에 남편을 죽여주겠다는 어딘가 모자란 신야가 나타납니다. 이건 그녀에게 기회일까요? 아니면 또다시 그녀를 힘들게하려는 악마의 유혹인걸까요?
본업인 형사직은 대충 때우고 밤거리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내는 에바토 료스케가 있습니다. 한 때는 뒷골목 인생들과 잘 보냈지만 한순간 삐끗으로 그들에게 빚독촉을 받는 신세가 됩니다. 무자비한 그들에게 쫓기는 그에게 역시나 뒷거래로 돈을 모은 친구가 도움을 청하는데요. 궁지에 몰린 그에게 친구의 제안은 한줄기 빛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이건 그에게 기회일까요? 또다시 그를 함정으로 밀어넣으려는 악마의 유혹일까요?
이들이 얽히는 일이 생깁니다. 그런데 그 얽힘이 예상과 달라 결말을 예측할수 없는데요.한 걸음 내딛는 그들이 잘 해결했다 싶은 순간, 사실 그 일은 그들을 더욱 힘든 순간으로 몰아넣을 뿐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왠지 어두운 곳으로만 갈 것같은 그들, 에바토야 그렇다지만 간지나 미나,그들은 어떻게든 잘 되었음 했는데 먼저 미나가 인간은 결국 이기적일수 밖에 없는 걸까란 고민을 우리에게 주게 됩니다.
세상을 잘 살아가는 비결을 가르쳐줄게. 절대 남을 신용하지 말 것. 결국 누구든 자신이 제일 소중한 법이거든.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313모든 인간은 자신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자신을 소중히 해야한다고 하는데요. 그 자신을 남들의 희생위에 이기적으로 세웠을 때는, 누구도 예측 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는 걸 보여줍니다. 끔찍한 방법으로 말이죠. 모든 등장인물들이 연결되지 않을듯 보였는데 결국은 다 이어진다는 게 이 이야기의 끝을 궁금하게 하는 쓴재미인데요. 치매인줄 알았던 어머니의 놀라운 촉과 기억력, 간지의 희망이 된 예상치못한 물건. 결국 한 발을 잘못디뎌서인지 슬픈 운명이 된 미나. 제일 궁금해지는 간지 부인 미사에의 마음속등이 이 이야기뒤에도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하게 합니다.
지푸라기가 끊어진다는 걸 알면서도 매달리게 되는 인간의 심정을 이해가게 잘 그려내지 않았나 합니다. 결국 아무짝에도 도움 안 된 지푸라기에 매달린 인간들의 최후가 어딘가 가슴아리게 만들기도 하는데요. 영화로 만들어진다는데 모든 인물들의 결말이 지금과는 다 달라졌음 하는 마음도 생기게 됩니다. 그런 뒷돈으로 누군가는 한 재산 챙겨도 되는 거 아닐까 하는 마음도 생기는데요. 이런..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딘가 대롱 대롱 걸리게 하는 희망이 지푸라기를 잡게 하는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또 마음이 아리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