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 인 더 워터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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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진다면... 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볼 때도 있는데요.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생각처럼 그 돈다발을 들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는 걸, 눈물을 흘리며 무덤을 파고 있는 에린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나와 달랐다. 그것도 뼛속까지 속속들이 달랐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였다. 그런데 이제는,,,"-377

평소 그녀는 자신이 옳은 쪽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 주변 사람들, 마크도 물론이구요. 죄라 할 걸 저지른 적이 없어서인데요. 그런 그녀는 다큐 감독으로 감옥에 촬영가면서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불안을 잘 보여줍니다. 어딘가 달라보이는 그들을 보면서 불안해하는 그녀, 우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점점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어떻게 다르다고 판단되어질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랑에 빠져 마크만 바라보던 에린이 처음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의 선택을 하기 때문인데요. 위기때마다 마크와 자신, 그 둘을 위한것이라 말하지만 생각보다 위험한 쪽으로 일을 해나가기에 그녀를 살짝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다를까... 답이 금방 안 나올지도 모릅니다.

 

에린은 삼개월 전 이야기를 꺼냅니다. 갑작스런 실직에 달라진, 혹은 달라져보이는 마크에 대해 혼란스러워지게 되는데요. 그래도 그녀, 자신의 사랑을 믿습니다. 상황이 달라져 흔들리는 건 나뿐이 아니라 마크 역시 그럴것이니 그래서 잠시 달라져보이는 것뿐이라 위안에 또 위안을 하면서 말이죠. 결혼식 규모를 왕창 줄이게 되지만 마크만 있다면 모든 것이 다 괜찮다는 생각에 자꾸 올라오는 나쁜 생각을 누르게 됩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감옥에 있는 세 사람 촬영을 계획하면서 평범한 이들이라면 가질 고민을 하는 그녀였는데요. 달라진 마크는 불안감을 더하게 합니다. 이런 그들이지만 신혼여행에서만은 사랑을 다시 찾아가는 걸로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왠지 현실로 돌아오면 다시 나빠지지 않을까 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폭풍이 오게되고 그 다음 날 그들은 뜻하지 않게 가방을 얻게 됩니다. 이렇게 가방과 비밀이 같이 생기게 됩니다. 그 가방은 그들 부부에게 행운만큼의 불안을 주게 되는데요. 생각보다 침착한 그들은 금세 그 불안을 누르고 행운이라고만 생각하기 위해 움직이게 됩니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게 이해가 가게 그들의 움직임과 에린의 심리를 눈으로 보는 듯 따라가게 됩니다. 화려한 변신과 가방을 지키기위해 그들이 하는 목숨 건 행동들, 그리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믿어야 하는 그들에게 생긴 균열과 믿을 수 없을 것같은 인상을 주는 범죄자들과의 다큐 제작에서 오는 부담까지 말이죠.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것을 떠나보낼 수 밖에 없지만 애초에 그것을 가질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494

서로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한다는 게 그들이 가진 최고의 행운이였는데요. 돈가방이라는 물 속에서 솟아난 존재, 그것을 쫓아오는 얼굴없는 그들, 그리고 같이 움직여야 하는 부부에게 다른 속사정이 생긴다면... 이라는 이야기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떠오르게 합니다.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를 잃는다는 이야기도요.

믿는 도끼가 발등을 찍기전에 도끼 든 내 손을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되는 건 아닌지, 평소에 생각하던 나와 다른 내가 되기의 차이는 한 발 정도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 그게 제일 섬뜩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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