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에 갇힌 소년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로이스 로리 지음, 최지현 옮김 / f(에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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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목소리로 삶이 바뀌는 결정적 순간을 말하는 로이스 로리가 이번에도 제이콥이란  소년과의 과거로 아픈 경험을 가지게 된 소녀, 이제는 할머니가 된 케이티의 기억을 더듬어가는데요, 그들의 이야기속에서 과거 가족들의 따뜻함과 그 시대가 가졌던 불평등, 그리고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나중의 제이콥이 궁금해지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저자 로이스 로리가 우연히 보게 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오래 된 사진속에서도 느껴지는 감정들은 다 비슷한건지, 마음을 주지않겠다는 듯 보이는 강렬한 눈빛과 굳게 다문 입술은 그녀의 말처럼 정신적 충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저지르지 않은 일 때문에 혼이 난 상처받은 아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해보게 됩니다. 물론 이 아이는 또래였던 우리 아이들에 비춰 생각해보면 단지 사진찍는 게 싫었던 건지도 모릅니다만...

 

아이들에게 해주기 어쩐지 꺼려지는 이야기 하나쯤 누구에게나 있을지도 모릅니다. 늑대가 나타나 아기 돼지 3형제를 위협하는 이야기는 가볍게 하면서 그 이야기 비슷한 쪽으로는 말하기 싫은 건 진짜로 그 일이 자신에게도 상처였기 때문일수도 있는데요.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는구나 하게 되는 케이티와 달리 집이 어려워 일찍부터 남의 집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했던 넬과 페기, 그리고 자폐성향이 있는거 아니였을까 하는 그녀들의 남동생 제이콥은 시대때문이였을까, 혹은 운명때문이였을까..하는 불안한 나날을 보여줍니다. 물론 케이티의 집에 있던 페기는 잘 참고 밝게 사는 아이였지만 자유분방한 넬이나 제이콥같은 성향을 이해할 수 없었던 1900년대 초기였던지라 그들이 언제인가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니 말이죠. 특히나 제이콥, 그가 의도하지 않는 나쁜 결과를 가져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말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어린 시절 혹은 그 이후에 결정적인 순간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들 중 일부만이 누군가에게 인지되고 기억된다. 시간이 흘러도 결코 잊을 수 없는, 때로는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그 순간들은 언젠가 이야기가 된다."

호기심많은 케이티는 가족뿐 아니라 타인도 사랑할 줄 알았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배웠기에 어린나이에 화재사고로 목숨을 잃은 메리와 농장에서 배운대로 일을 처리했을뿐인데 그게 왜 문제인건지도 모르는 제이콥의 미래를 아파하는 착한 아이였는데요. 그녀가 여전히  제이콥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자신마저도 오해했다는 게 미안해서, 침묵속에 살던 그가 분노를 보였다는 건 그 역시 자신을 믿었다는 것이기에 그것 또한 미안해서, 그리고 아직도 정확한 상황을 모르는 이들에게 오해가 사람을 어떻게 다르게 보게 만드는 것인지를 알려주고 싶었던 거 아닐까 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다 행방묘연한 제이콥의 소식을 듣거나 만나게 된다면 하는 기대가 있을 수도 있구요.

 

기억전달자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로이스 로리는 이번에도 누가 옆에 있는지에 따라, 혹은 상황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사람은 변하고 또 변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는데요. 나의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 어떤 일 이후로 나는 달라진걸까. 그리고 지금의 내가 털어놓는다면 제일 마음에 남는 건 어떤 이야기가 될지 곰곰히 나의 과거를 생각해보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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