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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역사인가 - 린 헌트, 역사 읽기의 기술
린 헌트 지음, 박홍경 옮김 / 프롬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지금의 뜨거운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나중 우리 후손들은 이 일을 어떤 식으로 이해할까 궁금해지는데요. 나는 현재 진행형이기에 옳고 그른 걸 알 수 없는 일들을 그들은 더 많은 정보로 정확히 판단하겠지 라는 기대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네요.
역사란 과거를 살아간 조상들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속에서 더 나은 판단으로 옳고 나은 세상을 살아가도록 선택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건 모진 침략의 기록을 가진 나라에서 태어났기에 더 그런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독립이 될 거란 생각을 못했기에 어쩔 수 없이 못된 일을 했다는 인간들 이름을 보면서, 그럴 줄 몰랐지만 그러길 바랐기에 자신의 모든 걸 걸었다는 분들의 이름을 보면서 유명인이 아니라도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니 말이죠. 나의 후손을 생각해보며 비장하게 다짐하곤 했습니다. 예전 너의 5대조 할머니때문에.. 라는 말을 듣는 건 싫어서요.
이렇게 개인에 관한 것부터 한 나라의 역사라 부르는 것들, 모두가 기억하는 세계사까지 우리는 기억들과 사건들을 통틀어 역사란 이름으로 부르며 살아가고 있는데요. 린 헌트는 무엇이 역사이며 역사가 왜 중요한 것인지, 역사 읽기의 기술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1장이 역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인데, 첫 문장이 " 온 사방에서 역사가 문제다."라는 말을 꺼내놓습니다. 이 문장을 듣자마자 우리와 주변국과의 관계, 그리고 잘못이든 아니든 한번 박히면 바뀌기 힘든 사람들의 인식(집단 기억이라고 합니다) 이 떠오르게 되는데요. 주변국과의 과거가 지금까지 이어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이 사는 건 역시나 역사가 과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게 우리만은 아니라는 걸 새삼 알게 됩니다. 자신들만 최고라는 생각하는 건 딱히 콕 찍어 한 나라라고만 할 수 없다는 걸 말이죠.
"교과서에는 국가적 승리나 비극은 언급되어 있어도 정부나 국민이 저지른 실수와 잘못된 행동은 생략되어있다."-26한쪽으로 기울어진 긍정적인 내용조작이 가지는 잘못 된 힘과 그로인해 조작되어지는 대중의 기억, 그리고 잘못되었다는 걸 알아도 바꾸려 하는데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리는 걸 보게 된다는 사실도 적어주고 있는데요. 그래서 힘을 가진 자들이 미디어를 장악하고 교과서 제작에 관심 가진다는 걸, 그래서 점점 역사의 중요성을 말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구나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교묘하게 바뀌는 역사의 기록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누가 들어갔는지는 나중에야, 그것도 알게됐다고 다 수정되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 우리가 바른 역사속을 걸어가고 있는지도 한번은 의심해봐야 한다는 걸 알게 하는데요.
"태어나기 전에 일어난 일에 무지하다면 어린아이로 남아있는 것과 다름없다. 인간의 삶이 역사의 기록을 통해 선조들의 삶과 엮이지 않는다면 무슨 가치가 있을까?"-166(키케로의 말 중에서)역사가 과거에만 얽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속에 녹아나 사회전반적으로 영향미치는 게 당연하다는 린 헌트의 이야기가 과거, 현재가 왜 미래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다시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누가, 무엇을, 어떻게 기록하는지, 나를 돌아보고 세상도 돌아봐야한다는 것을 뜨거운 역사의 한 순간 위에 있는 우리들에게 알려주는 시간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