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버 보이 - 당신의 혀를 매혹시키는 바람난 맛[風味]에 관하여
장준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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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시대이다. 방송을 봐도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음식들을 먹는 사람들을 볼 수 있고, 전국적으로도 왠 맛집들이 그리 많은지 1년 동안 열심히 돌아도 다 가지 못할정도이다. 맛있는 걸 좋아하는 친구는 그런 곳을 기가 막히게 알아내 날 끌고 갈때도 있는데, 나 혼자 먹을 때는 입 맛 둔하다는 걸 아는지라 맛집에 목숨걸지 않게 된다. 좀 만 가면 되는 곳에 칼국수로 유명한 곳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줄서 먹느니 가까운 곳 그럭저럭인 식당에서 먹는 칼국수를 택하는 편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상한게 맛있는 칼국수 집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칼국수를 자주 떠올리게 됐다는 것이다. 음식이라는 게 나에게 있어서는 한 끼 배부르게만 해주면 족한 것이라고 여기는 줄 알았는데 내 위장은 꼭 그런 걸 바라고 있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싶다. 어쩌면 내 뇌도 말이다. "혀를 매혹시키는 바람난 맛"이 뭔지 너무 궁금해지는 걸 보면 말이다.

 

 

 

신문기자로 일하던 중 우연하게 요리에 관심을 갖고 이제는 미각소년이란 별칭을 얻었다는 장 준우님은 그가 왜 음식에 눈돌릴 수 밖에 없었는지를 풍경과 재료, 음식들의 사진과 설명으로 보여주고 있다. "님아, 그 지방을 떼지마오."라는, 맛의 기본을 이루는 것들에 대한 자극적인 제목부터 '가을 바다를 품은 맛' 같은 최고의 맛을 찾아서, "현지의 맛"과 같은 미각의 문화사에 "가난한 자들을 위한 따뜻한 한 끼"같은 삶을 위로하는 음식들 등 어느 장을 보아도 음식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봤던 부분들을  더 들여다 볼 수 있다.

 

몇 번 먹어봤거나 이름은 들어봤던 요리들, 언젠가 가고싶다고 여긴 거리의 커피맛까지, 음식이란 이런 걸 먹어봐야 먹었다고 할 수 있는거 아닐까 하는 아쉬움을 주기도 하고 먹어봐야 할 목록을 사람들이 왜 자꾸 만들어가는지를 알게도 된다. 음식은 혀로만 분간하는 게 아니라 후각을 통해 얻는 정보가 절대적이라고 그는 말하지만 사실 요리는 내가 그걸 먹는 상상을 하거나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함으로 더 강한 매력을 가지게 되는 거 아닐까 싶다.

 

 

'코치니요의 아버지' 호세 마리아는 세고비아를 코치니요의 성지라 불리게 만들었다는데, 좋은 요리를 만들기 위한 과정도 물론 인정할만하지만 그가 자신있게 접시로 요리를 써는 모습을 상상해보며 도대체 얼마나 부드러운 걸까 상상을  해보게 된다. 그렇게 멋들어진 풍경에  생소한 재료에 낯선 모습이지만 맛은 어떨까 궁금하게 만드는 음식들까지.. 익숙하지 않은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곳에도  앞으로는  더 관심이 갈 듯하다. 내가 만드는 음식도 재료나 과정에 좀 더 느낌을 살리고도 싶고 말이다.   이렇게나 먼 곳에 있는 음식들을 바라보면서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생각나는 건 또 뭔지... 먼저 그 맛있다는 칼국수집에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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