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천사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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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악인임을 당당히 드러낸 그녀와 자신만 당하는 줄 모르고 만사를 태평하게 보는 그녀, 거기에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가  등장합니다. 여기까지 보면  미스터리라고 하기보다는 로맨스에 가깝다 싶어지는데요.  부수려는 여자와 지키려는 남자, 1930년 경이라는 시대도 있고  마지막이 어떻게 끝날지 알겠다 싶었는데 의외의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진을 악마라 부르고, 그녀가 자신들보다 더한 악마라는 걸 알면서도 진의 아름다움에 빠진 수많은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데요. 그 사람들 중에는 우연한 기회에 재산을 얻어 빚은 갚았지만 목숨이 위태로워진 리디아도 포함됩니다.  자신이 나타나는 곳마다 등장하는 진 부녀를 의심하지 않고, 사건이 일어나도 그녀짓이라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는 답답함을  가진 리디아를 변호사 잭과 늘그막한 나이에 무슨 사연인지  보디가드가 된 재그스가 지켜주는데요.  리디아 말처럼 과거에 태어났더라면 시대를 바꿨을지도 모르는 진은  지금 태어났어도 한 역사를 쓰지 않았을까 할 정도의 추진력으로 리디아를 몰아붙입니다.


 

하지만 설핏 잠이 들었을 때 기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오, 이런" -157

진의 얼굴을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상상하게 되는데요. 사건을 벌이면 벌일수록 그녀가 생각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자신만의 규칙에 너무도 충실하기 때문입니다. 머리속에 밤낮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할 생각밖에 없으면서도 기도를 빼먹었다는 생각에 한탄을 내뱉는 그녀가 다른 악당들과는 다르게 느껴지는데요. 그건 그녀의 상황에 이해됐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행동이나  마음보만 보면 용서받지 못 할  천상 악당이구나 싶다가도 그녀가 진짜 중요시 하는 건  단지 돈이 아니라 자기가 당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에요.


 

진 부녀가 만드는 위험한 상황을 리디아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을지,  잭과 재그스의 진실은 무엇일지, 진과 리디아의 마지막은   과연 승자가 있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사건이 많기때문인데요. 주변의 모든 상황을 진은 이용하려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타고난 운인지, 역시나 매력때문인지 리디아를 지켜주는 이들이 있기때문이기도 하고,   리디아보다 진에게 꼬인 악당들이 많아  그들을 풀어가야하기도 해서인데요.   "루크레치아 보르자"와 견만하다는데, 홈즈를 괴롭혔던 "아이린 애들러"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세상을 발아래 두고 있던 홈즈를 정신차리게 했는데, 홈즈 팬이지만 그 때는 또 그런 사람도 있다는 게 고소하기도 했으니까요.


 

"어떻게 되든 전 개의치 않겠어요."-347​

 고전이 주는 재미에 생각과 다른 결론이란 게 이 책의 매력입니다.  언제나 태연하고 어떤 결과에도  개의치 않는   진에게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이는 누가 될지, 500만 프랑을 누가 가지게 되는 건지도요.   왜 공포와 천사라는 어울리지 않는 제목과 귀여워만 보이는 여인의 얼굴이 있는지 알게되는데요. 마지막까지 사랑을 잊지않는 에드거 월리스의 이야기로구나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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