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의 죄 - 범죄적 예술과 살인의 동기들
리처드 바인 지음, 박지선 옮김 / 서울셀렉션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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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어느 정도나 감수할 수 있겠어요?"-460

세계 미술계의 중심이라 불리는 뉴욕거리 소호에서 살인이 벌어집니다. 희귀종이 된 '소호의 부부' 필립 올리버와 어맨다 올리버 중 어맨다가 살해된겁니다. 그녀의 죽음으로 소호 거리가 들썩거리는데요. 더 놀랄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남편 필립이 경찰서에 찾아 와 자신이 부인을 살해했다고 자백한겁니다. 이렇게 사건이 끝나나했는데 울프심 증후군이란 뇌질환을 앓고있는 필립의 말도 믿을수 없지만 사건 당일 살해현장에서 멀리 있었다는게 밝혀지며 사건은 다시 오리무중에 빠지게 됩니다.

 

 

 

모든 예술작품은 저지르지 않은 범죄다.

- 테오도르 아도르노

예술과 돈, 화려한 삶과 경력을 가진 이들의 삶은 바쁘기만 한데요. 자신들의 삶을 진짜로 즐기는 이는 없다는 걸 보게 됩니다. 뭔가에 미쳐야 나올거같은 예술 작품들을 사랑하는 이들이기에 사람도 그럴거같은데, 언제보아도 아름다운 예술과는 다른 인간의 한계성때문일까요. 시간에 달라져가는 자신들의 사랑을 참고 봐주는 이가 없습니다.

 

필립과 어맨다의 오랜친구 잭은 호건과 함께 어맨다의 사건을 조사하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소호 안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대표적인 게 필립부부인데요. 필립의 바람으로 만난 이들은 다시 시작된 필립의 바람으로 위기를 맞고 있었는데요. 간간히 죽은 아내 나탈리와의 과거에 빠져있는 잭도 편해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사랑의 배신에 슬퍼하는듯하기도 하고 복수한자의 씁쓸함과 속죄를 지금의 외로움으로 간신히 갚아가는듯 보이기도 하구요.

우리는 지속성, 깊이,유대감을 원한다. 그러면서도 자유와 어쩌다 찾아올지 모르는 게임도 원한다. 우리는 병을 치료할 수 없고 증상을 다스릴 수 있을 뿐이다. -217

범인을 찾기위해 용의선상에 여러 명이 올라가는데요. 그 중 가장 유력한 한 명에게서 정보를 얻고자 필립의 전부인 앤젤라의 어린 딸 멜리사와 함정수사에 들어서기도 합니다.

 

 

 

소호의 어두운 비밀을 드러내고 끝났나 싶었지만 사람들의 탐욕은 그보다 더 어둡다는 걸 보여줍니다. 사랑에 대한 자신과 예상치못한 배신은 사람들 안에 상처를 내고 덧내고 곪게 한다는 걸 보여주면서요. 그 상처를 누가 가지고 있는지 겉모습만 봐서 판단할 수 없다는 걸 예상치 못한 이들의 모습에서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잭은 늘 생각합니다. 소호에는 월 스트리트 증권거래소 따위는 상대도 되지않는 위험이 있다고요. 예술과 외설, 자유와 권태, 책임과 열정, 사랑과 속박 사이에 경계가 모호한 사람들이 떼로 사는 거리, 소호에서의 일은 결국은 충동과 열정을 허락하는 삶이 우리 생각보다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섹스, 나이, 질병이 기본적으로는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게요.".."어느 지점을 넘어서면 몸이 제멋대로 돌아가는 걸 막을 수가 없잖아요."-333

평생 예술계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소설로 쓴 것이라는 리처드 바인의 이야기는 아름다움에 탐닉하는 이들의 화려함과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슬픔속에서 사건의 진실을 잘 그려내고 있는데요. 영화로 만나면 어떨가 싶어질만큼 그 거리의 빛과 그림자가 그려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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