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의 살인범
마리온 포우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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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나 변호사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심적으로야 절대 변호맡고싶지 않은 피터를 의뢰인으로 마주하고 재판에 관한 상의를 하는 이리나인데요. 무례한 피터에게 화내지않고 차가운 이성으로 잘 치고 나간다 싶었는데 한통의 전화가 그녀의 신경을 긁게 됩니다.

 

 

싱글맘의 어려움을 그대로 겪고 있는 이리나인데요. 아이 아빠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편할 때 간혹 얼굴 볼 수 있는 남자인지라, 그리고 가까운 곳에 살고는 있지만 자신의 일이 먼저인 어머니인지라 막상 아이 애런이 사고를 친다 싶을 땐 sos칠 곳이 없는 그녀입니다. 그런 그녀와 호퍼 치료감호소로 옮겨가게 되는 레이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서로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누구를 다치게 할 것같지 않은 레이지만 그의 죄목은 옆 집에 살던 아이 엄마 로지타와 아이 안나를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건데요. 어딘가 지적장애가 있어보이는 그, 8년의 감옥 생활에도 여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속을 헤매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전혀 연결점이 없어보이는 그들이 왜 같이 나오는건지, 그렇담 그들의 연결고리는 뭔지 궁금해지게 되는데요. 레이가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는 수족관을 따라 가며 그들이 왜 아는 사이여야 했는데 여태껏 모르는 사이로 남아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이 책은 '옆집의 살인범'이란 제목과 남들에게 조리있게 자신의 상황을 말하지 못하는 레이의 진실은 뭔지로 우리의 시선을 끄는데요. 9살부터 단 하나의 가족인 엄마와 강제로 떨어져 살았던 레이가 엄마 다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옆집 여자 로지타와 어떻게 지냈는지를 알게 되면서 그의 짓은 아니겠지 라는 추측이 생길때쯤 그의 더 먼 과거속에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간혹 단호하게 변해버리는 레이를 믿을 수 있을지, 그가 생각보다 잔인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담..이란 불안함이 꼬리를 물게 됩니다.

 

 

옆 집에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 모른다는게 요즘은 별 일 아닙니다. 다들 그러니까요. 오히려 옆집과 친하다는 사람들 만나기가 어려운 세상인데요. 발달장애가 있든 없든 우리는 모두 혼자고 외롭다는 걸 보게 됩니다. 똑똑한 이리나도 옆집에 있는 누군가에게 애를 맡길 생각도 안 하지만 그녀에게 말을 거는 이를 볼 수 없으니까요. 옆집의 살인범은 그런 그들을 통해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데요. 멀쩡하다가 간혹 분노조절이 안 되는 건 누구나 다 그렇기에 진짜 범인은 누구인지, 그리고 동기는 뭘지 , 그리고 '설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발달 장애가 있는 남자와 그를 등쳐먹은 이웃, 최근까지도 아들을 괴롭히고 있는 비열한 엄마까지..."-403

누가 제일 나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가질 수 없는 걸 갖고 싶어한 이가 잘못인건지, 옆 집 사람을 가볍게 본 사람인건지, 어쩔수 없다며 포기해서는 안 되는 걸 포기한 사람인건지, 혹은 사건의 전 후 사정을 천천히 제대로 들어보지 않은 경찰인건지 말이죠. 서로의 이야기로만 상황을 알려주고 진실을 보여준다는 건 아쉽지만 '옆 집의 살인범' 은 잔혹하다며 만나게 되는 오늘의 사건인듯해 씁쓸하기만 한데요. 진실할꺼라 믿었던 사이일수록 깨지면 더 잔혹한걸까요? 여기 나오는 여인들은 다 불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중 제일 어두운 곳에 있던 그녀( THE GIRL IN THE DARK)를 따라간다면 진짜 범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우연히 만난 옆집 이웃에게 괜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는 시간이 될지도 모릅니다. 흘낏 본 모습과 들여다 본 모습은 너무나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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