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100
차홍규.김성진 지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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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오백나한전을 보고 온 적이 있습니다. 둥그렇고 못생겼지만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웃게 만드는 모습에 스스로 내 마음이 이상하다 싶어지는 순간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에서도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그들의 생김새는 전혀 다르지만서도요.

"조각은 데생에 기초를 두는 다른 모든 예술 중에서 가장 위대하다. 그 이유는 8배나 더 많이 바라볼 수 있는 장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p. 344) 라고 벤베누토 첼리니가 말을 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것이든 제목과 모습을 억지로 꿰어 맞춰보려는 나같은 문외한에게 조각이 다가오는 것도 먼저 그 이유겠지만 보면 볼수록 그들에게 끌리는 건 아름다움이 뭔지를 알게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예술가 저마다의 자부심, 천재성, 고통으로 만들어진 그들의 작품은 눈동자에 점만 찍으면 살아 움직였다는 예전 전설을 생각나게 할만큼 어떻게 이렇게 만들수가 있을까 설명과 사진 속 그들의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우리는 완벽한 모습을 갖추고 있어야 완성이라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도 보게 되는데요. 토르소의 조각상에 없는 곳이 있어 교황 율리우스 2세가 미켈란젤로에게 복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그는 "이것만으로도 완벽한 인체의 표현" 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 후 영향을 받아 미켈란젤로는 피렌체의 에디치 예배당의 "낮"을, 또 로댕은 "생각하는 사람'을 조각하게 되었다는데요. 아름다움은 그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에게 빛이 난다는 게 뭔지를 그들을 통해 또 보게 됩니다.

27년이나 파고 새긴 끝에 만들어졌다는 기베르티의 청동문 "천국의 문",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어깨띠에 새겨진 글귀에 관한 이야기, 우피치의 미술관 중 들어갈 수 없다는 팔각형의 방 '트리뷰나'의 모습, 책에서 보면서 궁금해했던 보로미니의 원근법을 이용한 속임수를 쓴 '트롤프뢰유'등, 매 장마다 넘치는 조각들의 사연과 그 자태가 실제로 다 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생기게 만드는데요.

나만의 예술 여행이라는 말이 딱 맞다 싶습니다. 다 아름다운 5천년 서양 조각 수많은 그 가운데에서도 꼭 보고 싶은 게 생기니까요. 다음에 원하는 조각이 있는 곳으로 여행 순서를 잡으면 좋겠다는 계획도 짜보게 되는데요. 사진으로 들여다 보는 것과 설명이 함께 하니 많이 다르다는 걸 알려주는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 ,조각이 주는 아름다움과 사연속으로 누구나 빠져들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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