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행방 (크리스마스 에디션)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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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연애"와 "히가시노 게이고". 이 둘의 조합은 어딘가 어색하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많은 사연을 쓴 그답게 매끄럽게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설산 시리즈의 하나이지만 이전 이야기들과는 다르게 제목 그대로 연애의 행방만을 쫓아가는데, 오히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에 처음부터 사건을 상상하는 건 나다. 마음은 상했을지언정 어쨌든 다들 건강하게 스키장에서 소동을 벌이니 사건은 사건이지만 생각하는 그런 사건은 아니라 다행인데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왜인지 모르지만 말이다.

 

어째 거리가 있어보이는 남녀, 그들의 대화가 연애를 시작하고 있구나 ...를 추측하게 할 쯤 사실 그 남자 고토에게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된다. 지금 고토가 어디있는지 알면 엄청 슬플 그의 애인 미유키를 상상하다 그 여자 또한 이 장면에 등장했다는 걸 알게 된다. 역시나 히가시노 게이고, 드디어 그들의 관계가 꼬이겠다 싶었는데 넘어가게되고, 이렇게 넘어가나보다 싶으면 다시 그 기대를 뒤집는 재미를 보여준다. 설마 이렇게 끝나는건가 싶게 말이다.

 

다음 장면이 너무 궁금해지는, 단편 7편인가 싶었는데 이야기가 진행되어가면서 전 이야기 주인공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설산 시리즈답게 눈이 쌓인 스키장에서의 장면을 상상하게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속기만 하는 사람도, 속이기만 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도 보여주고, 진심으로 화해하지 않은 일은 언제고 다시 결론을 내러 돌아온다는 것도 볼 수 있고, 누구나의 마음속에 들어있을 연애의 불확실성, 신뢰에 대한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기에 평소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와는 다른 느낌에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분명 나쁘지는 않지만 내가 당한다면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사람들, 친구로는 괜찮고 애인이기엔 어딘가 부담스러운 이들의 연애가 그 끝의 행방을 궁금하게 만들면서 우리의 연애관, 사람보는 눈을 조금은 아프게 생각해보게도 된다. 둘이 만나고 살아가는 데 제일 중요한 건 가볍지 않은 마음이라 우기면서도 실상은 바람불면 날라가는 가벼운 마음을 가진 "나쁜 남자" 쪽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을 보면서 난 어땠을까 라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니 말이다.

 

결혼을 앞 둔 친구들과 나눠본 고민인듯 하기도 하고, 살면서 가져본 적 있는 고민과도 닮아있어 가볍게 읽어가면서도 어딘가 씁쓸한 마음이 생기게도 되는데, 설산과 연애하는 남녀들 만으로 사람의 마음이 생각과 달리 제 멋대로 움직인다는 걸 그려낸 건 히가시노 게이고라 그런 거 아닐까 하게 된다. 설산에 울려퍼진 절규가 누구것이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게 그려낸 것만 해도 말이다.

 

하지만 다음 이야기로는 그의 추리가 빛나는 이야기를 만났으면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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