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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 수업 : 멈춤 - 바쁜 걸음을 멈추고 나를 둘러싼 세계와 마주하기 ㅣ 퇴근길 인문학 수업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9월
평점 :
나만의 생각이란 걸 오랫동안 안했구나 싶어진다. 뭘 사야하고, 이 일은 그렇게 처리해야하고, 등등의 생각이란 건 물론 많이
했지만 내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이란 것에 관한 생각은 말이다. "퇴근 길 인문학 수업" 그중에서도 멈춤은, 잠깐 다른 생각을 멈추고 내가
보면서도 모르고 있던 세상속으로 빠져들게끔 하는 재미있는, 그리고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생존과 공존, 대중과 문화,경제와 세계, 철학과 지혜로 나뉘어진
4개의 파트는 우리 삶속에 들여다봐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고, 지금 우리가 얼마나 많고 재미있는 일들을 지나(물론 무시무시한 일들도) 지금에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도 하게 하는데, 그래서 인문학에 대해 모른다고 하는면서도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건가
해보게 된다. 다른 세상 일인줄로만 알았는데, 그 안에 내가 듣고 겪었던 일도 있어 그 영향력 안에 당연 나도 포함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니 말이다.
맑고 깨끗한 줄로만 알았던 사슴에게도 그들의 뿔이 완성되기까지 애닮은
사연이 있다는 것이나 조선시대 멋과 센스를 지녀 말 그대로 풍류를 아는 이라 말할 수 있는 유몽인이라는 인물, 끝을 보겠다며 돈과 시간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멋진 여객기 대신 "콩고드 오류"라는 이름을 남긴 일, 들여다보니 꼬여도 너무 꼬였다 싶은 신화속 이야기, 경제와 수학,
물리의 관계가 세상을 어떻게 움직여왔는지 등등이 세상에 상관없는 일은 없다는 걸 보여주는 듯 하다.
누군가는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몸집을 불리다 커지는 뿔을 가지게 될
수가 있는 것이고 대신에 안데스 산맥의 경치를 즐기기로 했다면 그런 뿔은 없는 채로 푸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조선시대 하늘같은 임금의 명이나 양반가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한 유몽인의 이야기는 그 조심스런 때도 했던 일을 지금의
우리라면 못할게 뭐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그리고 신화속 이야기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비슷한 일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선택 결과가 어땠는지, 나도
같은 길을 가는 건 아닌지 하는 염려를 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읽지않았더라면 관심두지 않거나 넘겼을 부분도
짚어주니 세상에 관심 둘 일이 아직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시간이 흐르며 생각지 못한 부분들이 어떻게든 영향을 주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걸 보게 된다는 건 우리의 시간과 시선을 어디에 두며 살아가야 하는지도 생각하게끔 하는 거 아닐까
싶다. 퇴근길 잠깐 멈추고 읽기엔 생각할 게 많기도 하고, 내용도 있다 싶지만 그게 또 하나씩 읽어가는 즐거움이 되지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