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누구를 좋아한대... 연애와 사랑이라는  말처럼 우리를 가슴떨리게 하는 말이 없을겁니다. 그래서 내가 아니더래도,  누군가의 연애사가 우리 관심에서 떠나지 않는 걸겁니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어서, 해봤기에, 안하고 있지만 기다리고 있기에 라는 각자에 맞는 이유를 대면서 말이죠.

"사랑을 더 하고 더 괴로워하겠는가, 아니면 사랑을 덜 하고 덜 괴로워하겠는가? 그게 단 하나의 진짜 질문이다." -13
 전 사랑을 택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사랑이란 게  일생 몇 번 오지 않는 소중한 감정이라는 걸, 그리고  내내 욕만 남을 줄 알았던  사랑도  색이 칠해지며  그래도 괜찮게 다가온다는  걸  알게됐기 때문인데요. 그러고보면 지금이기에 사랑 선택을 자신있게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예전에는 분명 저도 이렇게  아픈 게 사랑이라면 차라리,,, 라고 했던 거 같기도 하니까요.  사랑의 기억이란    그랬더라면,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주기마련인데요.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후회의 시간이 많아지는 걸 보면 남들이 흔히 말하는 "아픈 사랑"을 제대로 안 해본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자신의 슬픈 사랑을 적어놓은 남자가 있습니다. 모든 것에 자신만만하고 세상이 뚜렷히 보였던 19살 어느 날, 부모 세대의 유물쯤으로 여기는 테니스 클럽에  들렸다가  그 곳에서 거의 서른 살 연상의 사랑 "수전"을 만나게 된  폴인데요. 무심하던 그들은 어느 새  매일 붙어다니는 사이가 됩니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폴이야 그렇다쳐도, 수전마저도 남들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건  이상해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폴의 기억이니 수전이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시대나 가정의 분위기., 성격  등등, 을  모르고 넘어간 거 아니였을까 하게 됩니다.  그의 시선으로만 그들의 사랑을 볼 뿐이니까요.

모든 걸 뒤로하고 둘만을 바라보기로 한 그들이지만 그들에게도 누구에게나 그러하듯 좋은 시절 다음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안타까운 건  수전이 용기를 더 냈더라면, 하는 건데요.  폴과 더 많은 이야기,시간을  보냈더라면 절망보다 후회가 남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그녀의 결과는 절망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요. (연애의 끝이 후회가 낫다 싶어집니다.) 아무래도 그녀가 더 많은 걸 포기했기에 그런 결과가 생긴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도 내 사랑이 아니라 가능한 분석일겁니다.    멀리서 보면 객관적이고 방법이 보일듯 하지만 내 문제가 되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 그게 사랑이니까요.  옳다 그르다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구요. 

"모든 첫사랑의 특징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자, 우리 사이에 사랑의 확실성이 자리 잡아으니, 이제 삶의 나머지가 그것을 둘러싸고 자기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다. 나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적으로 확신했다." -66
어렸을 땐 내가 세상의 중심이고, 젊을 땐 내가 세상에 적응해야한다는 걸, 그리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상에 내가 없어도 표가 안 난다는 걸 알게 된다고 했던가요. 모든 게  자신 중심으로 돌아가는 폴과  놓고 온 세상과 새로운 세상 양쪽에 적응하면서 자신의 존재가 점점 작아지는 건 아닌지 두려워했을 수전,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단순해보이지만  사랑의 추가 너무 많이 기울어져 시작된 건 아니였나 하게 됩니다.

모든 걸 버리게 하는 게 사랑이야,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게 사랑이다, 등등의 아름다운 말도,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된다는 슬픈 말도 있는데요. 이 모든 게 사랑의 시간이였으며 그 사랑은 모두에게 남는다는 걸 폴은 보여줍니다. 단지 그 상처를 극복하는 게 사람마다 다르다는 걸 통해서 그래서 사랑이 잔인한건지, 사람이 잔인한 건지 알 수 없다는 것도 보여주고요.

"한 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는 것보다는 사랑하고 잃어본 것이 낫다."-297
 그럴 수도,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 누가 자신의 것이 아닌 남의 사랑을 알 수가 있겠습니까.. 한 번의 사랑때문에 이전과 다른 삶을 강제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맞는 말이 아닐테니까요.  지금도 폴은 수전을 모르는거 아닐까 합니다. 맹목적이고, 불같고, 변하지 않음을 맹세하는 폴이 사랑의 정의는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지만  그리고 수전의 몸 상태는 알았을지 모르지만 감정 상태는 모르는 거 아니였을까, 그녀의 감정을 추측하고 있는 부분보다 여전히 자신의 마음을 적은 부분이 많은 걸로  보이니까요.   상대를 배려하고, 맞춰가는 시간이 있었더라면,결과가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이렇게 사랑이야기는 할 말이 많아지게 하는 건가 봅니다. 하지만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사랑이 아닌거라고,  그리고 지난 사랑인거라고들 합니다만,,,

 그렇게 폴의 이야기는 담담하고 건조하게 하나의 사랑이 어떤 이야기로 끝을 맺든 한 사람의 인생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지나간 사랑도 기억하게 할텐데요. 그 때 난 잔인하지 않았길,상처도 덜 받았어도 됐는데 하게 됩니다. 지나가고 보니 영원히 잊을거같지 않았는데 이것도 어느새 지나갔구나 하게 되는데요.

  지나간 사랑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너무 아파하지 않고 지나갔길, 지금 사랑에 기뻐하는 이들에게는 내 사랑에 취하기보단 상대를 조금 더 생각해주길, 다가올 사랑을 기다릴  이들에게는  혼자 지내는 시간을 충분히 즐기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그래서  나중 돌아 볼 때,  많이 사랑해 괴로웠지만  후회가  덜 하길, 그래서  더 좋았다 싶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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