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어야 하는 밤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늘 충격적인 도입과 결론을 내는 제바스티안 피체크인데요. 이번 이야기 역시 충격적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도입이라 더 그런가봅니다.   티비를 비롯한 많은 매체에서 떠들어대는 잘못된 정보의 살인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그냥 넘어갈수 있을꺼라 믿을 수 있을지, 조작 영상과 가짜 뉴스가 요즘도 판친다 하니 어쩌면 그럴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싶은,  인간이 인간을 사냥한다는 "사냥의 밤"에 관한 이야기이기때문입니다.

"몰라. 어쩌면 아주 개인적인 원한일지도 모르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원수지간이 된 거야. "-242
사건이란 적어도 개인적인 원한이 있어야 생기는 거 아닐까 싶은데 가끔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에 휩싸이는 이들이 있다는 건 우리를 끔찍하게 만듭니다.어느 때, 어느 곳에  누가 있게 될지는 신만이 알 일이기 때문이죠.  없는 이유보다는  이유가 뭣이 되었든 있다면 차라리 이해하고 싶은 게 요즘사건을 대하는 우리일텐데요. 그렇더라도  단 몇 푼의 돈만 내면 당신이 죽이고 싶어하는 누군가를 대신 죽여주겠다는 곳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갔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면, 그리고 이유도 모르는데 쫓기는 자신을 잡는 이 혹은 죽이는 이에게 커다란 상금이 주어진다면... 이란 시작에 오싹해지는 느낌은 만일 이런 일이 진짜 일어난다면, 이란 가정때문일겁니다.

과거에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폭력적이라고 확신했다. 익명의 군중속에서 인간은 진화적 후퇴를 보여, 교육받은 도덕성을 잊고 오로지 태고의 본능만을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인이 스스로를 군중의 일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감정적 연결고리와 정체성 이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경찰이 과잉 진압으로 시위와 무관한 일반 시민까지 혹독하게 대하는 것을 보는 순간, 시위대는 군대가 된다. 그리고 평소 평화를 사랑했던 시민들도 돌을 던지며 그런 자신의 행동을 정당하다고 여긴다.-271
 내게 주어진 단서가 그가 나쁜 사람이라는 것 뿐이라도  그를 쫓는 것 이상은(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하지 않겠지만  나 역시 그를 나쁜 인간이라고 매도는  하지 않을까 하게 됩니다.  잘 알아보지도 않고 너무 당연하게 주어진 정보를 사실이라 믿고  말이죠. 그런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이 이야기는 가정할게 많아집니다. 단지 돈이 아니라 조작된 정보까지 더해져  대중에게 미움받고  쫓기는 남자 벤,같은 이유로  쫓기는 여자 아레추, 벤의 딸 율레의 사고까지 이어지며 도입부 전개가 후딱 넘어가게 됩니다. 누가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지 궁금함은 커지고 말이죠. 누군가는 분명 너무 또렷하게 보이는 원한이 있기에 그들의 이름을 올렸을 것이고. 율레의 사고까지 저지렀을테니 말입니다.

그들을 여기저기서 쫓는 이들이 많아지는데, 그들에게 있는 이유가 여러 갈래 생각을 주게 됩니다. 정신을 차리고 있는 걸까 싶게 아슬아슬한 순간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돈과 인기를 만지고자 하는 이들과 그래도 마땅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기에 장난처럼 쫓아오는 이들, 벤과 아레추가 그정도 잘못까지는 없다는 걸 알기에 중간에서 이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과연 있을까 걱정하는 그래도 이성을 아직 잃지는 않은 우리들까지.

범인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만족스러운 범인이란게 있을가 싶지만 반전이 있음에도 끝이 아쉬워지는 건 앞부분이 너무 강렬했기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중 심리의 휩쓸림이나 개인 정보가 얼마나 쉽게 드러날 수 있는지, 사방에서 몰려오는 추격자들이 대중이기에  그들에게 탈출이란 게 있을 수 있는지  걱정이  됐기때문이기도 할거구요.

 왜 피체크를  '사이코 스릴러'의 대명사라고 하는지, '내가 죽어야 하는 밤'에서도 보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