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그쪽 길로 오지 않겠다고 약속해. 밤에 혼자 숲길을 운전하는 건 위험해. 게다가 폭풍이 오고 있다고."-11
이렇게 걱정하는 남편 매튜의 말을 흘린 캐시는 후회합니다. 환한 고속도로를 빠져나오자 마자 말이죠. 하지만 이미 블랙워터 숲을 통하는 지름길로 가기로 했으니 그냥 가기로 하는데요. 마구 쏟아지는 비,진흑탕, 커브와 바람 이 모든 건  앞을 볼 수 없게 만듭니다. 이러다 집에 도착하지 못할까 두려워지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요.  그러다 커브길에 서있는 차를 발견하게 됩니다. 내려서 이런 상황에 왜 차가 멈춰 서 있는지 물어보고 싶지만 그 여자가 자신을 유인하는 유인책일까봐, 혹은 다들 말못할 사정이 있으니 ...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눈이 마주친듯한 그녀를 놓고 그냥 지나가기로 합니다. 물론 잊은 건 아닙니다. 집에 도착하면 커브길에 차가  있다는 걸 경찰에 전화하기로 마음먹는데요.  그런데, 그녀   그만 잊고 맙니다.

사건이 일어날까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캐시의 밤 늦은 귀가는 처음부터 우리의 시선을 잡아두는데요. 아무일 없이 지나가는 일인가 싶었지만 역시나 밤 늦은 귀가길은 그녀를 사건으로 몰아넣게 됩니다.

 엄마가 일찍 온 치매 "주기적 기억상실"로 고생하는 걸 봐왔기에 자신에게 같은 병이 올까 두려운것만 빼고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던 캐시는 커브길에 있던 그녀가 막 친구가 된 제인이였고 살인사건으로 죽었다는 걸 알게되자 양심가책으로 괴로워지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열 명중 여섯 이상은 그냥 지나가지 않을까 싶은 상황이지만 그 후로 캐시 주변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요. 아니, 그게 아닌가요,  주변 사람들은 너무 걱정말라고 하는데, 캐시만 뭔가 달라졌다고 하니 말이죠. 살인자가 주변을 돌고 있는 듯하다고  불안함을 말하는데요. 처음엔 아는 사람 사건이니 그럴수 있다고 여겼던 남편과 친구들이지만   불안함 때문인지 생긴 건망증이 심해질수록 관계가 멀어지게 됩니다. 사람 변하는 거 시간문제라고들 하는데요. 캐시의 경우도 그럴지 모르겠습니다. 엄마와의 시간 후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 싶었던 그녀, 사람 자체가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전작 "비하인드 도어"처럼 이번 "브레이크 다운"도 어디서든 사건이 터질것같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예전에 봤던 영화 "가스등"을 떠올리게 됩니다. 언뜻보면 정상인듯도 하고 다시 보면 역시나 정신적 문제가 있어보이는 한 여자, 그리고 주변에는 그녀에게  충실한 남편이나 친구,그리고 한 남자가 있다는 설정때문아닐까 하는데요. 잘 짜여진 틀이란 느낌과  이미 의심스런 인물들은 자기들의 역할을 너무 잘하고 있는 느낌을 주는데도 페이지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는 건 B.A.패리스의 이야기이기때문일겁니다. 캐시가 억울하다면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거라는 기대가 생겨서 말이죠.

의심이 시작되면 겉잡을수 없다는 걸 잘 보여주는데요. 그녀는 자신 주변의 모든 이들을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우리도 그녀 주변을 그리고 그녀까지도 의심하게 됩니다. 멀쩡해보이다가 계약서라던지 초대라던지가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가   살짝 그런 기억이 있는듯도 하다는 그녀의 말이 우리까지 헷갈리게 만들기 때문인데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결국 스스로도 의심하게 만드는 걸 가스라이팅 심리스릴러라고 한다는데,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는 시간아닌가 합니다. 범인을 알 것같은데도  어쩌면 이 모든게 진짜 캐시의 치매인지도 모른다는 것에 끝까지 지켜보게 만드니까요.   "의심", 그것이 생긴다면 어디까지 사람마음속에 들어가는지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누구나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에  "브레이크 다운" 결말까지  한번에 쭉 가지 않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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