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사 챈스의 외출
저지 코진스키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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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정원의 초목 중 하나와 같았다. 그는 말이 없었고, 해를 향해 가슴을 열었고, 비가 오면 무겁게 젖었다. -17
이 대목만 봐도 그는 우수에 찬 사람이고 자기 멋이 뭔지 아는 사람아닐까 상상해보게 되는데요. 챈스는 나같은  이들에게 사람 한순간 보고  판단할수 있는 건 없다는 걸 알려줍니다.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 생각 없는 챈스가 생각 꽉찬 사람으로    너무 금세 만들어져 유명인이 되기 때문인데요.  그를 향해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리석어 보이지만 겉으로 봐선  멀쩡한 그를  몰랐다면 내가 거기 없다 자신할 수 없으니, 판단이란게 생각보다 더 믿을 수 없다는 걸   알수 있습니다.
 
"포레스트 검프 이전에 챈스가 있었다," 라는 말 하나만으로도 우리를 사로잡은 챈스는 포레스트 검프와는 다르게 세상에 등장합니다. 검프가 여기저기 다니며 사람들을 만났다면  챈스는 가만히 있는데 사람들이 자꾸 그를 부르고 모여듭니다. 챈스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시키는 것만 할 줄 아는 이라는 걸 알기에 간단한 일만 시켰는데 그를 모르는 이들은 그의 말 한디, 손짓 하나가 뜻을 지닌거라 해석하는데요. 자신들의 질문에 대한 그의 애매한 답을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우문 현답으로 바꾸는 건  정치, 재계에서 뼈가 굵은  이들도 마찬가지이니, 우리가 사람보는 걸 누굴 통해 본다는 게 믿을 수 있는 건가 하게 됩니다.

들여다보면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할 이야기에 감탄하는 이들을 보면서 나는 어땠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람들을 판단할때 그의 행동, 말을 포함한 모든 것들을 객관적으로 판단했다고 여길때가 많은데, 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는 건 아니였는지 말이죠.  그러다 그가  생각하지 못한 모습을 보일때면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는 말로 비난과 칭찬, 양 극으로 나뉘어 서게 되는데 그런 의도없는 당사자는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하게 됩니다. 여기서 챈스는 그조차도 상관없었기에 태연했지만 말이죠.

"사람들이란 보는 이가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24
 전적으로 우연만으로   승승장구라 하는 길을 걷게 되는 챈스는 미국, 소련, 나머지 나라에서도 그의 정보를 몰라 애태우게 되는 거물급이 되고마는데요. 사람들이 뭘, 어떻게까지 만들어낼수 있는지 '이미지' 가 어떤건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의  며칠간의 이야기는  1970년대 미국 상황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라는데, 다른 장소, 다른 시대인 지금도 통하는 걸 보면 사람들의  겉 이미지만 읽어내는 시선은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수많은 정보는 예나 지금이나 많이 떠도는데, 그러다  생각과 다른가 보다 싶은 이들의 실망스러운 소식도 듣게 됩니다.  평소 나의 생각과 정반대의 일을 했다는 이들은 세상을 보는 나의 판단이  첫인상에 치우쳤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려주는데요.   남의 눈과 귀를 통해 보면서 내 판단이라 여긴건 아니였는지,  그러면서도  그들을 안다고 너무 자신있게 떠드는건 아닌지, 가만있는 그로 인해 시끄러워진 세상도  우리에게 세상 보는 시선을 돌아보게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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