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내 속마음이 전부 까발려졌을 때 난 아주 어렸다." 와 "INTO THE WATER"라는 말은 괜히 으스스하게 들립니다.  어렸을 때 받은 상처가 아주 오래 간다는 걸 알고 있기때문이기도 하고, 깊은 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그래서 의도를 가진 사람과 물이 만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무서워지는데요.

첫 장부터 가끔 영화에서 봤던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녀로 의심받는  여자를 묶어 물에 집어넣는 잔혹한 사람들이 나오는데요.  중세에는 드라우닝 풀이라 이름붙인 곳에서 마녀인지 아닌지를 알아냈다고 합니다. 물에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닌거고 물 위로 떠오르면 마녀이기에  역시나 다른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죠. 고로 이거나 저거나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건데요. 그런 끔찍한 기억을 중세가 아닌 지금 가지게 된 이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언니의 죽음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던 이 곳에 돌아오게 된 줄스는 언니 딸 리나를 만나게 됩니다. 언니를 닮아 무섭기도 하고 반갑기도 한 리나지만  친해지기는 어려울 듯해보입니다. 생각나면 전화걸어 아무 얘기나 해대는 언니와 그런 아우성같은 전화에 아무 대답도 없는 동생 줄스의 관계가 리나 눈에 예쁘게 보였을 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작부터 틀어진 관계는 그녀들이 엄마이자 언니인 넬의 죽음을 파면서 더 삐그덕거리기 시작합니다. 조사하면서 과거 그곳에서 있었던 여러 죽음을 만나게 되는데요. 자살이라고 판명되었지만 언니 넬의 죽음이 이상한 이상, 다른 여인들의 죽음은  과연 어떨지, 과거 또 먼 과거로까지 사건의 기억을 더듬어 가게 됩니다.

사건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관계가 어떻게 망가져가는지를 보게 됩니다. 근처를 떠나지 못하면서 죽은 이들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죽음에 관한 비밀을 무겁게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로 나눌 수 있는데요.  사건은 상처가 있건, 없건  사람들 관계를 조금씩 금 가게 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모두 모르는 일인줄 알았던  사실이 하나씩 드러나며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것도 드러나게 됩니다.

여러 사건과 정황증거, 그리고 의심스런 용의자들이 등장하지만 "인투더워터"는  사건보다는 사람들 심리에 신경 쓰게 되는 이야기인데요. "그럴꺼야."라고 생각해 입을 다문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렇지 않은 건 아닐까"라는 의심에 휩싸이게 되면서  서로를 다르게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집니다. 분명히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였는데, 의심이 생기자 평소와 같은 행동도  달라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진짜 무서운 건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하게 됩니다.상대의 마음도 모르면서 내가 그렇다 생각하면  단정짓게되는 그 마음 말이죠.

한 마디만 했으면 됐는데 그걸 안 해서 평생 언니의 마음을 몰랐던 동생, 덮은게 너무 많아 더이상 말을 이어가기가 힘들어진 부자와 부부사이, 이제서야 알게되는 딸의 고민이 아픈 엄마등 평범한 날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서야 보이게 되면서, 후회하는 가족들은 잃기전에 알아야 할 게 뭔지를 보여주는데요. 

 

 작은 마을, 오래도록 같이 살았기에 다 친하고 다 알것같지만 그렇지 않기에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는데요. 진짜 무서운 건 그것일수 있겠다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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