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6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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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직전의 이야기, 리디머는 구원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해리가 왜 그렇게 어두운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밖에 없는지를 여기에서도 보게 되는데요. 아쉬운 건 프린스와의 결말, 그리고 다시 그들에게 위험이 닥쳐 라켈과 올레그와의 이별이 있었다는 걸 넘기고  지나갔다는 겁니다. 언제 이렇게 해리의 이야기가 진행됐는지 얼른 그 전 이야기도 찾아봐야겠다 싶은데요.  리디머를 넘기면서도 그 전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걸 보면 해리와  친해졌다는 느낌이 드나 봅니다.

전 파트너의 죽음, 연인 가족과의 이별, 오슬로 경찰청 최고지만 윗 선에서는 곱지 않게 보는 그를   내내 마음 써 주던 반장 비아르네 뮐레르마저 정년퇴직을 맞이하게 됨으로써 '리디머'에서 보여지는 해리의 세상은 더 좁아지게 됩니다. 세상의 악과 싸우기 위해 그 쪽을 보게 되서인지, 아니면 세상에 그리도 악이 많은 건지.... 지키고 싶었던 이들을 하나씩 잃어가고 사랑하는 이들과 거리를 둘 수 밖에 없는 해리는 그의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어딘가 안쓰러움을 줍니다.

사건의 시작은 1991년 구세군 안의 한 소녀와 2003년의 한 남자를 보여줍니다. 어린 소녀에게도 이제는 커버린 남자에게도  상처가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그들이 어떻게 해리와 만나게될지가 궁금했는데 그 과정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돈을 쫓는 사람들, 그리고 악에 받쳐 누군가를 해치려는 사람들이 이번에도 해리를 힘들게 만듭니다. 올레그를 한 번 만나줬음 한다는 라켈의 전화에도 찾아가기 힘들게 만드는데요. 

말도 안되는 실수가 만들어 낸  연속적 사건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 일은 촘촘하게 짜인, 일어나야 할 일이였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상처가 있는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그리고 그들을 해리는 어떻게 보는지를 알게 됩니다.  희망없이 악으로 살아가는 거 아닐까 싶은 그들이 오히려 평범한 이들보다 극적인 희망을  바랄수도 있겠다는 것도 알게되는데요.그런 이들을 너무 자주 봐왔기에 해리는 더 이상 인간에게 기대를 하지 않겠구나 싶은데도 그렇지 않은 것, 그것이 우리에게 해리를 짠하지만 놓지않게 만드는 건가 봅니다. 

좋은 쪽의  희망을 바란다면서, 그리고 어느 쪽이 '선'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 인간은 늘 "악"쪽으로 쉽게 돌아서게 되고, 리디머에서처럼 선과 악의 극단적 양쪽에 서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조차  속과 겉이 다르다는 걸 너무나 늦게 알게되는 일이 많은데요. 악의 세상을  너무 잘 알기에  해리는 라켈과 올레그에게  그 세상을 보여주고 싶지않아 지켜가는 것일수도 있겠고, 그러다보니   그들이 그 역시  악으로  돌아서는 걸 막아주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

지키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약속이지만  그걸 위해 수배당하면서도  남은 킬러, '작은 구원자'도 어떤 면에서는 해리와 닮아보입니다. 사람들의 앞과 뒤가 다르다는 걸 너무 잘 알기에  누구도 믿지 않지만 욱하는 마음으로 쓸데없는 죽음은 만들지 않기때문입니다.  자신에게 뭔 짓을 했을지언정 말이죠. 그렇기에 해리가 작은 구원자가 잘못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거래했는지도 모릅니다. 선과 악 중에 어찌보면 그가 오히려 선을 택했다 믿기에 말이죠.

저마다 생각하는 구원은 다르지 않을까 합니다. 누군가는 법대로 이뤄지는 걸,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피를 보게 한 자는 피를 흘리는 것으로 정의가 이뤄지고 그래야만 남은 자들이라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수도 있구요. 그렇게 저마다 다른 구원, 해리도 그걸 자신만의 시선으로 본다는 걸 리디머에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건 무엇이 되었든 우리를 그의 편으로 끌어당기구요.

해리라면 자신을 위한 정의나 구원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원하는 타당한 구원쪽으로 움직일거라는 걸 믿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는동안  그가 얼마나 외로울지 알지만  끝까지  악을 향해 고집만은 그만의 것을 부려보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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