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의 테이프 스토리콜렉터 57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은 자도 말이 있다." 로 한다.-35
이게 호러물의 책 제목이라면(상상으로 만든 이야기라면 괜찮고, 그렇지 않으면 아니라는  차이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마땅한 답은 없습니다만) 흥미를 가지고 읽어가겠지만 죽기 직전의 사람들이 자신의 마지막 말을 실제 녹음한것이나 글을 남긴거라면... 읽거나 듣기가 꺼려지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늘 그렇듯 미쓰다 신조는 그런 자료를 모아둔 기류라는 작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호러에 관한 책을 준비하던 미쓰다 신조는 이런 일을 진짜 겪으며 사는 걸까 싶을 정도로  자료를 같이 준비하다 본인도 그렇지만 이상한 일에 휩싸이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글을 남기곤 합니다. 그러곤 말하죠. 이 책을 읽고 비슷한 일을 겪기 시작했다면 더 이상의 글을 읽지는 말라구요. 아직 이런 일을 겪지는 않아서 계속 읽고는 있지만 가끔은 생각합니다. 혼자 골목을 걸어가거나 창 밖을 무심히 내다보다 어딘가를  보고 있는 누군가를 보게 될때면 말이죠. 이 비슷한 장면을 어딘가에서 봤고, 그리고 나서 정확히 말할 수 없는 '무슨 일'이 시작됐는데 ...하다가 그게  그의 책이라는 걸요. 그러고나면  믿기싫지만 조금은, 아주 조금은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디선가 들었던 무서운 일들을 직접 겪은 것처럼 상상하게 하기에 더    섬뜩해지는 그의 이야기는  이번에도 그런 것들로 가득합니다. "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은 그 내용 자체가, 그리고 그 후 죽은자의  죽음의 원인이 생각지도 못한 것이였다는 것이, "빈집을 지키던 밤"에서는 빈집이지만 그렇지 않은 집을 하룻밤 아르바이트로 봐주던 이에게 일어난 일이, "우연히 모인 네 사람"에서는 그들은 네 사람이였을까, 세 사람이였던 것일까로, "시체와 잠들지 마라"는 제목부터가, "기우메"에서는 사고가 자꾸 생긴다는 곳들이 생각나서, "스쳐 지나가는 것"에서는 뭔지 모르지만 지나간 것같은 느낌에 오싹하던 기억을 불러서,"막간"이나"종장"에서는 이제껏의 그의 이야기보다 덜 무서운 느낌이지만 왠지 진짜 있었던 일 아닐까 싶은 괜한 으슬함에 오싹함을 느끼게 되는데요.

밤이 찾아오면 떨면서도 "이런 이야기가 제격이지"하면서 무서운 이야기를 꺼내는 누군가에 대한 기억이 있을텐데요. 그런 이야기, 그것도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걸 강조하는 미쓰다 신조와의 만남은 역시나 무섭지만 흥미를 끌게 됩니다. 다음에도 이런 이야기가 또 있을까 하는데도 여전히 무서운 이야기를 들고 나오는  미쓰다 신조인데요.  무더운 여름 밤이 길게 느껴진다면, 그리고 호기심이 있다면, 미쓰다 신조가 제격 아닌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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