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애니멀 -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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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살아하는데 가장 중요한 학문은 무엇이라 생각되는가? 경제학이나 경영학? 경제학은 가장 기초적인 학문이라 생각한다. 왜냐면 유사시대 이전부터 인간은 경제활동을 시작하였으니 말이다. 경영학은 어떤가? 회사의 사장이 되거나 혹은 임원 아니 팀장만 되어도 경영학에는 어느정도 지식이 있어야한다. 그런데 경영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리더십이 있어야 하며 사람을 잘 통솔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간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즉, 인간 심리에 대해 잘 알아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뒷받침하는 학문은 심리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심리학도 제 혼자서만은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것 같다. 자연과학이 어느정도 뒷받치되지 않고서는 수많은 실험에 의해 가설을 증명하는 것에 그치고 말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뇌가 어떻게 지배를 영향을 받아 사람들이 특정 행동을 하는지 알려줄 수 있는 것이다. 남자는 처음 보는 여자에게도 서슴없이 속내를 드러내며 하루밤 함께 보내기를 희망한다. 반면 여자는 상대가 마음에 들어도 쉽게 마음을 허락하지 않는 법이다. 그래서 남자는 마음의 방이 여러 개가 있어 동시에 여러명을 마음에 담아 둘 수 있지만 여자는 마음의 방이 하나밖에 없으며 한 사람을 담고나면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 없게 문을 닫아버린다고 하지 않는가? 남자는 석기시대부터 사냥을 통해 먹을 것을 구해왔으며 언제 위험에 빠질지 모르니 자신의 자손을 최대한 많이 버뜨리려고 하는 것이고 반면 여자는 한번 임신을 하게되면 10개월동안 다른 사람의 아이를 가질 수 없으며 본인이 책임지고 아기를 키워야 하므로 쉽게 남자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성이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를 낳아 기르더라도 아이에 대해서도 역시 다른 생각을 가진다. 아이들 역시 부모의 성격이나 성장배경에 따라 서로 다른 존재로서 발전을 하게된다. 좋지못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당연히 빗나가게 마련이지만 그런 환경에 처한 아이가 씁쓸한 인생을 맞이하게 된다는 뻔한 결론을 내게되면 이 책의 가치는 훨씬 떨어질 것이다. 다행이도 시작은 좋지 못하였지만 저자의 배려로 주인공은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 극적으로 기사회생하게 된다. 요즘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으며 나 역시도 인문고전내지는 역사서에 빠져들고 있는데 나 스스로도 인생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니 저자의 의견에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어째든 그렇게 위기에서 벗어난 주인공은 본인과 전혀다른 환경에서 자란 배우자를 만나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

 

  '결혼해서 잘 살았답니다~~'로 끝나게 된다면 독자들은 유치한 동화책이냐라고 분노를 금치 못할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 결혼하고 두 주인공은 위기를 맞게 된다. 하긴 뭐 나역시도 그랬으니...위기를 맞이하였을때 책의 절반정도 읽었으니 나머지가 재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당연히 주인공은 위기를 잘 극복해야 할 것이다. 근데 결혼 9년차인 나도 작은 고비를 여러번 넘겼는데 책의 내용대로라면 또 한번 올지도 모르겠다. 정독을 하였으니 잘 넘길지도...ㅋ 그렇다가 직장내에서 두번째로 높은 경지에 - 최고의 경지는 정년퇴직이고 두번째는 CEO이다 - 오르게 된다. 그렇다가 정해진 수순(?)에 정치계로 발을 들이게된다. 회사의 CEO나 정치인이나 모두 인간 심리에 대해 꿰고 있어야 함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인맥을 많이 쌓아야 하며 적절히 아부도 잘 해야한다고 하지만 인맥쌓기가 술만 잘 마시고 골프만 잘 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도 많아야 하고 눈치껏 적절히 비위도 맞출줄 알아야 하니 역시 심리학에 달인이 되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눈을 감을 때 정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나도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셜 애니멀]이라.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어릴적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오지 않았던가? 요즘은 소셜이라는 말이 다시 유행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소셜 네트워크니 소셜 커머스니 하면서 화두가 되고 있지만 정작 남들과 어울리는 것에는 예전보다는 소원한 것 같다. 사랑에 성공하여 화목한 집안을 구성하고 사회에 진출하여 성공을 하는데는 모두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하다. 이런 인간관계에 대해 자연과학과 심리학적 요소를 가미하여 소설보다 더 많은 스토리를 담고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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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책사 - 전3권 세트
신연우.신영란 지음 / 생각하는백성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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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삼국시대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다. 아마도 나관중의 삼국지 덕분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에 대해서는 어떤가? 신라, 백제, 고구려가 서로를 견제하였고 백제, 고구려, 신라 순으로 삼국시대의 패권을 장악하였고 신라가 결국은 삼국을 통일시킨다. 하지만 당나라를 끌어들여 통일을 시키고 고구려 땅은 모두 당나라에게 빼앗기고 마는 절반의 성공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때 고구려의 땅을 빼앗긴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기도 한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만약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하였더라면 우리의 역사는 훨씬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반대로 신라가 아니었더라면 자칫 중국의 수많은 소수민족으로 전략하였을 지도 모를일이다.

 

  역사는 승리한 자의 것이라는 사실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으며 대부분 사람들이 공감을 한다. 김부식도 그런 점에 있어서는 아주 정석대로 잘 했다고 볼 수 있겠다. 자신의 조상인 경주 김씨들의 업적을 높이사고 잘 못한 점은 과감이 삭제해야하니 120년간 지속된 나제동맹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백제로부터 한강유역을 빼앗는 배신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록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고구려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고 게다가 대부분은 지금 우리 땅도 아니어서 발굴 작업이 순조롭지가 않다. 그나마 구리시에 가면 고구려의 문화나 역사를 체험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인지 모르겠다. 우리도 김부식의 사대주의 사상에 물든 교육을 받아 한족이 세운 중국의 왕조를 숭배하는 것이 옳았었다고 배웠고 전혀 어색하게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우리 역사 바로 알기 운동(?)이 일면서 -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까? - 우리가 배웠던 역사와는 조금 다르게 배운다. 역사를 단순한 암기과목이 아니라 논술과목으로 변경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삼국통일의 의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고 만약이라는 가정을 둬서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고 학생들이 생각해보게끔 유도를 하기도 한다. 저자는 그런 선견지명이 있어서였을까?  단순한 주입식 역사과목이 아니라 독자가 생각하도록 만드는 역사책을 쓰려고 의도한 것 같다. 만약 연개소문이 10년 먼저 태어났거나 대막리지에 올랐더라면 고구려가 당나라에 어이없게 멸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조선처럼 중화를 거스르지 않고 신하의 나라로 전락하면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다가 자연스레 흡수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발해라는 나라가 세워지지도 않았을 것이고 고구려는 우리의 역사에서 잊혀졌을지도 모를일이다.

 

  아무튼 [제왕들의 책사]라는 책이 지금까지의 역사서와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분명존재한다. 학생들도 알기 쉽게 풀이하기도 하였고 동시대에 신라, 백제, 고구려 그리고 수나라 혹은 당나라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는지 각 나라의 입장에서 당시의 정세를 바라볼 수 있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역사적 사실에 의존하다보니 지리적인 위치에 대해 설명이 누락되어 있어 머리속으로 그 당시의 상황에 대해 그림을 그려보기가 상당히 어렵다. 지나치게 객관적으로 표현하다보니 백제와 고구려의 왕들만 폭정을 하거나 지혜가 모자라고 외적의 침입에 많이 시달렸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와 일연 스님께서 쓰신 삼국유사를 적절히 비교하고 이랬을 것이다라는 저자의 추측(막연한 추측이 아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을 추가하여 읽는 재미를 더했다. 삼국사기에 소개된 지역을 찾아 제대로 비평한 책들은 별도로 있으니 그런 책을 읽기 전에 배경지식을 쌓기에는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책을 통해 느낀점은 중국의 삼국시대 못지 않게 이사부나 거칠부와 같은 훌륭한 지략가나 을지문덕이나 연개소문과 같은 훌륭한 장수들도 많았다는 점에 대해 우리도 잊지말고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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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유홍준 지음 / 창비 / 199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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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부제목인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을 했었다. 사람도 아닌 산이 어찌 강을 넘는다는 말인가? 아니면 강이 산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뜻인지...그런데 책을 절반 정도 읽으면서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파악을 할 수 있었다. 강이란 산을 가로지를 수는 없으며 산과 산 사이를 자연스레 흘러야 하는 것이다. 강물의 깊이가 있기에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강을 넘을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 방학이 되면 사촌들과 함께 뛰어놀던 경호강도 산으로 둘러쌓여 있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지만 산이 있기에 더욱 아름답고 산을 끼고 있기에 강으로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만약, 산이 없었다면 강이 아니라 그냥 하천에 불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산이 흙을 모아주고 비가 많이와도 나무들이 있기에 흙이 쓸려내려가지 않으므로 강의 모습이 흐뜨러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어릴적에는 몰랐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차를 타고 달리면서 산과 어울어진 강을 보면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고 눈이 즐거워진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산청과 함양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뚫려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접근하기에 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발전이 덜 되어 자연파괴가 덜 하다. 강원도 평창에 버금간다면 서러워할 정도의 청정지역이다. 그래서 저자도 산청과 함양에 사는 사람들을 복받은 사람이라고 극찬을 하였다. 나도 어린시절은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배산임수의 자연경관을 마음껏 누리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았던 것이 참 다행이다 생각된다. 이토록 자랑스러운 나의 고향을 책으로 옮겨주고 홍보를 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1권에 이어 2권에도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지역이 여럿 있었으니 그중 하나가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지리산이다. 백두산이나 한라산보다 높지는 않고 설악산이나 오대산처럼 화려한 단풍구경을 할 수 있는 산도 아니고 화왕산처럼 억새풀이 장관을 이루는 곳도 아니다. 나에게 있어 지리산이란 고등학교대 소풍을 가게 했던 대원사를 끼고 있는 산, 고3때 전교생이 극기훈련으로 천왕봉까지 1박2일에 걸쳐 완주했던 고된 기억을 간직하게 해준 산 혹은 산세가 험하여 수많은 전설이 존재하고 빨치산들의 근거지였던 곳이다. 그러나, 내가 가진 기억보다 훨씬 더 웅장하다.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에 걸쳐 있으며 수많은 작품(소설이나 영화 혹은 만화)들의 배경이 된 장소이기도 하다. 여태껏 등산하기 힘든 산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랑 함께 꼭 한번 더 올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DSLR 카메라로 기가막힌 장소에서 각도를 잘 잡아서 누가봐도 꼭 한번 들르고 싶게 만드는 묘한 기술이 있지만 저자는 이미 10여년 전에 똑딱이 카메라보다 못한 필름 카메라를 들고서 사진을 찍었기에 화려한 디지털 기술이 반영되지는 안았으나 사진보다 더 생생한 정보를 글로서 전달해준다. 국사시간에 일본인들이 석굴암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모두 분해했다가 재조립했으나 습기가 차는 것을 해결하지 못해 기계의 힘을 빌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신라시대에는 어떻게 그런 기술이 있었는지 혹은 우리에게 어떤 자부심을 안겨주는지 따위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석굴암은 그저 수학여행때 책에서 본 내용 복습하는 것 외에는 상징하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수십페이지나 되는 분량을 할당하면서까지 석굴암의 비밀(?)과 선조들의 기술력에 대해 소개한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뿌듯해졌다.

 

  1권에 이어 2권을 읽어가면서 그동안 토지보상이나 재개발 등으로 한몫 잡았으면 하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훼손한 것을 우리는 안타가워하면서 나 스스로도 그런 짓을 저지르지는 않았나 반성했다. 박물관을 찾고 불국사와 같은 절을 보면서 단순히 그 크기에 감탄하고 중국의 자금성은 9,999개나 되는 방이 있는데 우리의 궁전은 왜이리 초라한가라고 불평만 하였지만 정작 숨겨진 역사적 진실에 대해서는 무지했거나 알고 싶어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부심을 갖고 역사에 대해 제대로된 인식을 갖고 가족들과 함께 제대로된 유적지 답사도 하고 의미도 파악해야겠다. 물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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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도쿄 - 책으로 떠나는 도쿄 미술관 기행
박현정.최재혁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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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낯선 곳에 여행을 하거나 출장을 가게 되었을 때 의무적으로 혹은 반 강제적으로 가는 곳이 어디일까?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아닐까 싶다. 이유는 딱히 모르겠지만...아무래도 실내에 있고 이정표가 잘 갖춰져있고 그 지역 혹은 그 나라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다고 생각의 들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예외는 아니기에 중국여행이나 출장을 가게되면 박물관을 꼭 들르곤 했다. 외국이 아니라 서울이나 경주를 가더라도 국립박물관은 들르게 마련이다. 우리와 가까이에 일본이라는 나라가 위치해 있지만 아직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 우리가 일본이 식민지 지배를 받았다는 이유때문일까? 아니면 중화사상이나 사대주의 영향때문일까? 중국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기껏해야 일본하면 온천이나 사무라이 정도밖에는. 그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와 문화를 먼저 알아야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그림하나 혹은 탑이나 성을 보더라도 단지 규모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말고 그 숨겨진 의미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미술시간에도 서양화나 동양화 - 동양화는 우리나라나 중국의 작품외에는 접할 기회가 없었다 - 말고는 배우는 것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런 그림을 보면 한눈에 일본 작품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대놓고 알지는 못하지만 은연중에 우리의 뇌리에 기억되어 있는 것일까.?

 






  일본 영화를 보면 [링]처럼 귀신이 등장하는 영화를 생각하고 일본인이 배경으로 나온다면 사무라이나 - 혹은 야쿠자 -  기모노를 입은 여인을 생각한다. 작품에도 소름이 오싹끼치는 작품이 등장한다. 261페이지에 소개된 이야기속 괴물과 그림의 만남을 보면 사실 꿈에 나타날까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형이지만 사람보다 더 실감나게 그리고 사탄보다 더 무섭게 표현하다보니 심약한 사람이나 아이들이 보게 된다면 기겁할 만하기도 하겠다.

 

  한번도 일본에 가본적도 없고 - 심지어는 부산에서 제주도보다도 가까운 대마도 조차도 -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기에 그다지 아는봐도 없이 펼쳐든 [아트도쿄]는 나에게 처음에는 도쿄 미술관 관람기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서 나도 모르는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림과 예술가가 구도를 잘 잡아서 찍은 미술관 배경과 문학가로서의 능력을 맘껏 선보인 적절한 표현의 삼위일체가 잘 혼합되어 도쿄 미술관 24곳 못지 않은 훌륭한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일본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억지로 일본 문화에 대해 설명하기 보다 자연스레 저자의 눈으로 예술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고 눈으로만 감상하는 작품이 아니라 오감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경지로까지 승화시킨 것 같다. 3차원 입체 공간에 놓여있는 작품을 책이라는 2차원 매체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구도를 잘 잡은 사지과 적절한 작품에 대한 저자의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한 적절한 설명이 있었기에 점차 나도 모르게 도쿄 미술관 속으로 빠져들었나보다.

 

  집사람이 이 책을 보면 당장 도쿄 미술관으로 가자고 할지도 모르겠다. 별책부록으로 도쿄 미술관 갤러리 가이드까지 딸려왔으니 뭘 망설이냐며 닥달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나는 당당하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책으로도 미술관 여행을 떠날 수 있는데 왜 굳이 비싼 비행기 표를 지불하며 떠나느냐' 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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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의 중국사
이나미 리츠코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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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신자의 중국사]라는 서명을 처음 접했을때 책의 내용이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방대한 중국 역사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데 배신자의 중국사라면 우리가 알지못하는 마이너리티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래서 선뜻 책을 펼칠 수가 없었는데 막상 책을 펼치자마자 손에서 책을 뗄 수가 없었다. 삼국지처럼 긴장감을 더하며 사건전개가 어떻게 될지 뒷 이야기를 상상하는 재미는 없었지만 우리가 몰랐던 숨겨진 중국사를 보는 흥미라고 할까? 저자의 글 솜씨가 정말 대단하다. 수천년에 이르는 중국역사는 마치 유럽의 역사만큼이나 복잡하게 얽혀있고 훌륭한 인물이나 간시들이 많이 등장한다. 중국인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족을 비롯하여 40여 소수 민족들이 살고 있지만 통일된 왕국을 구성하였다가 다시 혼란기에 빠지기를 거듭한 중국. 어떻게 그렇게 넓은 땅덩어리를 황제가 효과적으로 통치하였는지 참으로 궁금하였었다. 그러나, 실상을 알고보면 태평성대는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와 수많은 영웅을 배출한 중국사를 한권으로 압축해서 보기는 쉽지 않았다. 게다가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나 유비, 손권의 이야기가 아닌 삼국지의 거의 마지막에 등장하여 제갈량의 죽음과 함께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조연배우인 사마의가 [배신자의 중국사]에서는 당당히 주연배우로서 역할을 다한다.

 

  춘추전국시대를 시작으로 청왕조가 건국되기 까지 약 2,500년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앞뒤 스토리가 얽혀 전체적인 흐름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와신상당은 초등학교때 배워서 알겠는데 그게 월나라 구천과 오나라 부차의 이야기인지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손자병법과 오자병법으로 이름을 날린 손무나 손빈 그리고 오자서와 같은 훌륭한 인재들이 많았던 오나라가 월나라에게 망한 것도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의 동쪽은 평야가 많아 땅이 기름지고 곡식이 잘 자라 풍요로지만 서쪽은 주로 사막이나 산맥이 많아 농사도 잘 짓지 못하는데 서쪽에서 일어난 진나라가 약소국에서 나중에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다는 사실도 우리가 본받아야 하는 교훈중 하나이다. 이런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을 극복하고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 예전에 이연걸 주연의 [영웅]이라는 영화에서 진시황제의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에서 진시황제가 천하를 통일하도록 내버려둔 이유는 춘추전국시대 많은 나라들이 전쟁으로 시달려 하루빨리 통일이 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이었다고 하는데 진시황제가 죽고 - 일각에서는 암삼당했다는 말도 있다 - 3년만에 무너지고 만다. 진시황제가 영원히 살기위해 서복을 파견하여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하였는데 불로장생의 묘약이라 먹었던 것이 수은이라고 추정된다는 것도 얼마전에 TV에서 본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배신자의 이야기가 아니니 생략이 된 듯하다.

 

  그 후 한,수,당,송,명,청을 거치면서 수많은 배신자들이 등장한다. 후손인 우리가 보기에는 배신자이기도 하지만 왕국의 평화를 위해 희생한 영웅일 수도 있고 안녹산처럼 당나라를 멸망으로 이끈 장본인도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당나랑 투항하여 고구려를 멸망하게 이끈 남생이나 혹은 수많은 귀족을 죽이고 스스로 대막리지에 그의 아버지 연개소문도 배신자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부류는 다르지만 매국노라고 불리는 이완용과 같은 인물도 그럴 것이다. 어느나라 역사를 보더라도 부패한 정치인이나 무능한 왕들은 반드시 존재하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십년 혹은 수백년이 못가 나라가 망하고 새로운 왕조가 들어섰겠는가? 이것이 우리가 지금에 와서 역사를 공부해야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책으로 읽으면서 '그 당시에 백성들이 고통에 시달렸겠구나' 라고 읽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당시를 살았던 인물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같았을 수도 있고 어떻게 태어난 인생인데 허무하게 살다갈 수는 없지 않았겠는가? 역사서를 열심히 읽고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야아하는 것이다. [배신자의 중국사]는 2,500년이나 되는 중국역사를 한권으로 압축하였고 또한 흥미로워 학교 방과 후 수업교재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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