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중국사
이나미 리츠코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배신자의 중국사]라는 서명을 처음 접했을때 책의 내용이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방대한 중국 역사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데 배신자의 중국사라면 우리가 알지못하는 마이너리티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래서 선뜻 책을 펼칠 수가 없었는데 막상 책을 펼치자마자 손에서 책을 뗄 수가 없었다. 삼국지처럼 긴장감을 더하며 사건전개가 어떻게 될지 뒷 이야기를 상상하는 재미는 없었지만 우리가 몰랐던 숨겨진 중국사를 보는 흥미라고 할까? 저자의 글 솜씨가 정말 대단하다. 수천년에 이르는 중국역사는 마치 유럽의 역사만큼이나 복잡하게 얽혀있고 훌륭한 인물이나 간시들이 많이 등장한다. 중국인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족을 비롯하여 40여 소수 민족들이 살고 있지만 통일된 왕국을 구성하였다가 다시 혼란기에 빠지기를 거듭한 중국. 어떻게 그렇게 넓은 땅덩어리를 황제가 효과적으로 통치하였는지 참으로 궁금하였었다. 그러나, 실상을 알고보면 태평성대는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와 수많은 영웅을 배출한 중국사를 한권으로 압축해서 보기는 쉽지 않았다. 게다가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나 유비, 손권의 이야기가 아닌 삼국지의 거의 마지막에 등장하여 제갈량의 죽음과 함께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조연배우인 사마의가 [배신자의 중국사]에서는 당당히 주연배우로서 역할을 다한다.

 

  춘추전국시대를 시작으로 청왕조가 건국되기 까지 약 2,500년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앞뒤 스토리가 얽혀 전체적인 흐름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와신상당은 초등학교때 배워서 알겠는데 그게 월나라 구천과 오나라 부차의 이야기인지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손자병법과 오자병법으로 이름을 날린 손무나 손빈 그리고 오자서와 같은 훌륭한 인재들이 많았던 오나라가 월나라에게 망한 것도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의 동쪽은 평야가 많아 땅이 기름지고 곡식이 잘 자라 풍요로지만 서쪽은 주로 사막이나 산맥이 많아 농사도 잘 짓지 못하는데 서쪽에서 일어난 진나라가 약소국에서 나중에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다는 사실도 우리가 본받아야 하는 교훈중 하나이다. 이런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을 극복하고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 예전에 이연걸 주연의 [영웅]이라는 영화에서 진시황제의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에서 진시황제가 천하를 통일하도록 내버려둔 이유는 춘추전국시대 많은 나라들이 전쟁으로 시달려 하루빨리 통일이 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이었다고 하는데 진시황제가 죽고 - 일각에서는 암삼당했다는 말도 있다 - 3년만에 무너지고 만다. 진시황제가 영원히 살기위해 서복을 파견하여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하였는데 불로장생의 묘약이라 먹었던 것이 수은이라고 추정된다는 것도 얼마전에 TV에서 본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배신자의 이야기가 아니니 생략이 된 듯하다.

 

  그 후 한,수,당,송,명,청을 거치면서 수많은 배신자들이 등장한다. 후손인 우리가 보기에는 배신자이기도 하지만 왕국의 평화를 위해 희생한 영웅일 수도 있고 안녹산처럼 당나라를 멸망으로 이끈 장본인도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당나랑 투항하여 고구려를 멸망하게 이끈 남생이나 혹은 수많은 귀족을 죽이고 스스로 대막리지에 그의 아버지 연개소문도 배신자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부류는 다르지만 매국노라고 불리는 이완용과 같은 인물도 그럴 것이다. 어느나라 역사를 보더라도 부패한 정치인이나 무능한 왕들은 반드시 존재하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십년 혹은 수백년이 못가 나라가 망하고 새로운 왕조가 들어섰겠는가? 이것이 우리가 지금에 와서 역사를 공부해야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책으로 읽으면서 '그 당시에 백성들이 고통에 시달렸겠구나' 라고 읽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당시를 살았던 인물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같았을 수도 있고 어떻게 태어난 인생인데 허무하게 살다갈 수는 없지 않았겠는가? 역사서를 열심히 읽고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야아하는 것이다. [배신자의 중국사]는 2,500년이나 되는 중국역사를 한권으로 압축하였고 또한 흥미로워 학교 방과 후 수업교재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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