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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현재의 철학 - 21세기의 삶을 위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지혜 ㅣ EBS CLASS ⓔ
조대호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평점 :
철학이라고 하면 뭔가 오묘한 진리를 담고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특히 나 같은 이과 출신에게는 철학이라는 것이 상당한 두려움 내지는 따분한 학문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철학자의 이름을 알고 있으면 왠지 조금은 유식해 보여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이름 정도는 기억하고 있지만 그들이 평생 동안 주장하고자 했던 내용이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한다. 학창 시절에 배울 때에도 시험에 나오는 내용 위주로만 공부를 하였고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모두가 잘 사는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지만 2천 년도 지난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철학이 전해져 내려오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지금처럼 기록 문화가 잘 발달되지 않아 정확히 말과 글로서 전달되었다기 보다 보다 함축적으로 전달이 되었고 후대에 많은 철학자들이 해석을 덧붙여서 발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른바 세계 4대 성인 중 한 명인 소크라테스의 경우 독배를 마시고 사형을 당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탈옥을 할 수도 있었고 사형 판결을 받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장을 굽히고 자신의 철학에 대해 스스로 모순을 보이고 부정하였더라면 10~20년을 더 살았을 지도 모르겠으나 오늘날까지 철학이 전해져 내려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살아가는 시간을 포기하고 철학자로서 영원히 살아남는 길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예측하였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우리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사상을 지녔다는 것이다. 평범한 우리와 같은 생각과 사상이었다면 당연히 젊은이들을 상대로 교육을 한 대가로 감옥에 가지도 않았을 것이고 죽음을 불사할 만큼 고집도 피우지 않았을 것이다.
플라톤 하면 [국가]라는 책이 떠오른다. 플라톤의 철학이 궁금하여 읽어는 보았지만 역시나 이과 출신에게는 무리였다. 이상적인 국가의 건설을 위해 정치인들이 가져야 하는 자세에 대해 말하였는데 아직도 언급이 되는 것을 봐서 이상적인 국가를 건설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것인가 보다. 동굴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읽었는데 나도 어쩌면 동굴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동굴을 벗어나면 내가 진정 이루고자 하는 것을 달성할 수 있을 텐데 두렵거나 혹은 처음 접한 세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냥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오고 거기에 안주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철학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닐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알렉산더대왕의 스승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가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자연의 관찰이라거나 인간의 이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인간만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조금 과장된 표현이라는 사실. 우리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도 자동 급식기에서 정기적으로 사료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시간이 되면 앞에 가서 밥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서로 자기의 밥그릇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이런 것을 보면 동물들도 분명 어느 정도 이성이 있고 추리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인공지능의 모습을 아리스토텔레스가 본다면 어떻게 말을 할까? 인간의 말에 반응을 하고 대답을 하니 이성이 있다고 판단할까? 아니면 정해진 답변을 하니 아니라고 할까? 오늘날의 인공지능은 정해진 답 외에 조금씩 다른 답을 내놓는데 어떤 답을 할지 궁금하다. 이렇듯 철학이란 수천 년을 이어져 내려오는 학문일 뿐 아니라 시대에 맞게 어떻게 해석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지도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할 것이다.